다시 과감해진 IS, 총기 난사에 미군 기습…국제사회 방심했나

호주 본다이비치 총기 난사…시리아선 미군 총격 사망
2018년 붕괴에도 잔존 세력·추종자들의 산발적 테러 계속

IS 깃발. 2016.02.18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주말 잇달아 발생한 시리아 주둔 미군 기습과 호주 본다이 비치 총기 난사의 배후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 드러났다. 국제사회의 소탕 작전으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IS가 과감한 공격으로 다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호주 해변 총기난사·시리아 미군 기습 모두 IS 배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본다이 비치 총격범들이 IS 사상으로 과격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 2인조 부자(父子) 총격범들의 차량에선 IS 깃발 두 개와 사제 폭발물이 발견됐다.

지난 14일 본다이 해변에서 열린 유대교 명절 '하누카' 기념행사 도중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총 16명(총격범 한 명 포함)이 숨졌다. 1996년 '포트아서 사건'(35명 사망) 이후 30년 만에 벌어진 호주 최악의 총기 참사다.

1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의료진들이 피해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하고 있다. ⓒ AFP=뉴스1

13일에는 시리아 중부 팔미라에서 합동 순찰 중이던 미군과 시리아군이 기습 총격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미군 2명과 미국인 민간 통역사 1명이 사망하고 미군 3명이 다쳤다.

시리아에서 미군을 겨냥한 공격으로 사상자가 나온 건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실각 이후 1년 만이다. 미국은 IS 대원이 단독으로 매복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총격범은 시리아군 소속으로, 극단주의 성향 때문에 해고될 예정이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IS의 지리적 근거지에서 벌어진 보기 드문 공격"이었다며 "자체적으로 급진화환 개인에 의한 공격 패턴이 이전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칼리프 국가' 내세워 전 세계 테러…2018년 후 세력 위축

IS는 시리아 내전을 틈타 2013년께부터 중동 지역에서 세력을 급속도로 확장했다. 이들은 스스로 '칼리프 국가(이슬람 신정일치 국가)' 건국을 선포하고 전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자행했다.

2015년 11월 IS는 치밀하게 조직한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130명 사망·416명 부상)로 국제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미국 및 독일, 영국, 벨기에 등 다른 유럽 주요국의 심장부에서도 IS 배후의 대형 테러가 속출했다.

시리아 북동부를 순찰 중인 미군. 2025.01.09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군과 현지 지상군 협력을 통한 소탕 작전 끝에 IS는 2018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지배력을 크게 잃었다. 미군은 IS의 초대 수괴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특수 작전으로 제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1기인 2018년 12월 IS에 대한 승리를 공식 선언하고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발표했다. 다만 이후로도 일부 병력이 현지에 잔류해 IS 재확산 방지와 역내 보안 유지 역할을 하고 있다.

잔존 세력 위협 계속…"대테러 역량 유지해야"

IS 잔존 세력은 이후로도 주로 중동 지역에서 소규모 테러 활동을 계속해 왔다. 조직망 붕괴로 미국과 유럽 내 계획적인 대형 테러는 뜸해졌지만 산발적으로 IS 추종자들의 총격·흉기 테러가 이어졌다.

그러다가 작년 3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IS가 배후를 자처한 무차별 총격 테러(143명 사망)가 발생하며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2015년 파리 연쇄 테러 10주기를 하루 앞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이 프랑스 국기 색인 파랑·흰색·빨강 조명을 밝히고 있다. 2015년 11월 13일 이슬람국가(IS)를 자처한 테러범들이 프랑스 파리의 축구경기장, 식당가, 바타클랑 극장 등 시내 곳곳에서 동시다발 테러를 감행해 13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 2025.11.13/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테러 전문가들 사이에선 IS 공격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빈번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브루스 호프만 미국외교협회(CFR) 대테러 선임 연구원은 "미국 주도 연합군의 소탕 선언 이후 IS는 관심과 시선에서 멀어졌지만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소우판 센터(SC)는 "주말 동안 일련의 테러 공격은 폭력적 극단주의자들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 가 여전히 위협적 세력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각국의 대테러 역량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