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첫 해외 순방서 "튀르키예, 평화와 화해의 원천 되길"

가자지구·우크라이나 등 분쟁 지역 중재자 역할 강조

레오 14세 교황이 2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 국립도서관에서 열린 당국자·시민사회·외교단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11.27.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레오 14세 교황이 즉위 후 첫 해외 순방지인 튀르키예에 국제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해 줄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 국립도서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튀르키예가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봉사 속에서, 안정과 민족 간 화해의 원천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대화를 촉진하고 이를 실천할 사람들, 확고한 의지와 인내심 있는 결의를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주요 국제 분쟁에서 튀르키예의 중재자 역할이 커지고 있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교황은 또 튀르키예가 "내부의 다양성을 소중히 여김으로써, 지중해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전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지니고 있다"며 "획일성은 빈곤을 초래할 것이다. 사회는 다양성이 있을 때 살아 있다"고 당부했다.

튀르키예의 인구는 8600만 명으로 이중 기독교인은 약 10만 명이며, 대다수가 수니파 무슬림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우리 국민 중 단 한 명도 차별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문화적·종교적·민족적 차이를 분열이 아닌 풍요로움의 원천으로 간주한다"고 화답했다.

또한 "인류 가족으로서 우리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지고 있는 가장 큰 빚은 정의이다"라며 "이 빚을 갚는 방법은 가능한 한 빨리 '두 국가 해법'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튀르키예 도착에 앞서 교황은 이탈리아에서 출발한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이 여행이 모든 기독교인에게 의미하는 바 때문에 매우 고대해 왔다"며 "이는 전 세계에 대한 큰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첫 순방지로 이슬람 국가를 택한 교황은 이스탄불과 이즈니크를 찾은 뒤 오는 30일 레바논으로 향할 예정이다.

세계 정교회 신자들의 지도자인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의 초청으로, 이즈니크에서는 교파 일치 기도회에 참석한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