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왕국이지만 관광객은 얻고 싶어…사우디 주류판매점 확대
작년 수도 리야드 이어 내년 제다·다란 추가 개설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주류 판매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제다와 다란 두 도시에 주류 판매점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는 지난해 수도 리야드 외교구역에 비무슬림 외교 공관 직원들 대상 첫 주류 판매점이 문을 연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 전략에 따라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관광·엔터테인먼트 등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1억 50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리야드 서쪽 엔터테인먼트 지구와 홍해의 다수 고급 섬 리조트 등 여러 관광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관광객과 고급 외국인 인력 유치에 나섰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주류를 엄격히 금지해 온 사우디가 주류 판매점 개설에 나선 것도 '비전 2030'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사우디에서 문을 연 많은 호텔과 레스토랑은 바(Bar) 공간을 갖추고 있지만 무알코올 칵테일이나 음료만 제공하고 있다.
새로 개설될 두 매장은 내년에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다란 매장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운영하는 주거단지 내에 들어설 예정이며 제다 매장의 위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리야드 매장은 최근 프리미엄 레지던시(PR) 보유자 일부에게도 주류 구매를 허용했다. 지난 2019년 시작된 PR프로그램은 월 2만 달러 이상 고소득 외국인과 고급 기술자에게 특정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로 지난해 8000명 이상에게 발급됐다.
하지만 사우디 당국은 완전한 주류 합법화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사우디 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FT에 "현재도 주류 없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대부분의 관광객은 자연과 문화 체험을 위해 방문한다"고 말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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