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시리아 국경에 병력 증파...이스라엘·튀르키예 견제

러, 장갑차 동반 '완충지역' 순찰 시작
운신 폭 좁아졌는데...이스라엘은 수용

(서울=뉴스1) 신성철 기자 = 러시아군이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 사이 분쟁 지역인 '완충지대' 인근에 진출했다.

시리아 현지 매체들은 시리아령 골란고원 쿠네이트라주 완충지대 방면에 러시아군이 장갑차 등 군용차량 약 15대로 구성한 대표단을 투입해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혈맹'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이후 러시아의 시리아 내 군사적 입지는 크게 줄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지만, 오히려 군사 활동 반경을 남부 분쟁 지역까지 넓힌 것이다.

시리아 남부 완충지대는 1970년대부터 유엔 휴전 감시군(UNDOF)이 맡아온 지역이었다.

지난해 말 이스라엘군은 아사드 정권 붕괴 직후 이 구역으로 진출해 사실상 주도권을 가져갔다.

러시아군의 완충지대 진출은 이스라엘군 활동에 제약을 줄 수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과 헤즈볼라 차단 등 명분으로 이 구역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TV 갈무리)

다만, 이스라엘에선 러시아의 시리아 잔류를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튀르키예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반군이 내전에서 승리하며 일부 수니파 반군 세력을 지원해 온 튀르키예의 시리아 내 영향력은 막강해졌다.

이스라엘에는 튀르키예와 시리아 신정부가 이란·헤즈볼라와 비록 종파는 다르지만 '반이스라엘' 정서로 뭉치진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스라엘에선 차선책으로 러시아를 잔류시켜 튀르키예를 견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러시아로서도 지정학적 요충지인 중동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국제사회에서 중재자 지위도 챙길 수 있다.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간 관계는 갈수록 경색되고 있다.

튀르키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 지속해서 가자지구 주민 사상자 문제를 지적해 왔다.

급기야 지난 3월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알라가 시온주의(유대 민족주의) 이스라엘을 파괴·저주하길 바란다"고 공개 발언해 이스라엘의 공식 항의를 받았다.

이스라엘은 당분간 가자지구에 주둔하며 지역 안보를 책임질 국제 안정화군에 튀르키예가 참여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ssc@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