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정착민, 서안 팔 마을 방화…네타냐후 "극단세력 엄정 대응"

불법 정착촌 전초기지 철거

17일(현지시간) 불법 전초 기지 철거 과정에서 '힐탑 청년 운동' 회원들이 이스라엘 보안군과 충돌한 후 도망치는 모습. 2025.11.17.ⓒ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극단주의 유대인 정착민 일부를 "법을 무시하는 소수 과격분자"라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소수 극단주의자의 폭력적 소요와 법을 자의적으로 행사하려는 행동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들 폭력 정착민이 팔레스타인 영토 내 이스라엘 정착민들을 "대표하지 않는 단체"라며 "법 집행 당국이 최대한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군과 보안군은 이날 오전 수백 명을 투입해 구시 에치온 지역의 불법 정착촌 전초기지인 '추르 미스가비'를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소위 '힐탑 청년 운동'(힐탑 유스) 회원들과 격렬한 충돌이 벌어 최루탄과 섬광탄까지 사용됐다.

그 몇시간 후 힐탑 청년 운동 활동가들은 인근 팔레스타인 마을인 자바의 집과 차에 불을 질렀다. 군과 경찰은 자바로 출동해 이스라엘인 수십명이 주택과 차량을 불태우고 파손했다는 신고를 확인했다.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유대인 정착민에 의한 서안 지역 폭력은 급격히 증가했다. 최근 몇 주 동안 특히 불법 전초기지에 거주하는 정착민들의 공격이 잇따라 발생하며 팔레스타인 주민뿐 아니라 이스라엘 군인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야당 대표는 "힐탑 청년 운동의 자바 마을 파괴는 폭력 사태가 한 단계 더 격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은 지난 10월을 2006년 집계 시작 이후 서안 정착민 폭력이 가장 심각했던 달로 평가했다. 지난달 264건의 공격이 발생해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보고됐으나 대부분의 가해자는 벌을 받지 않았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