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잿빛 폐허"…2년 만에 공개된 가자지구 참상

외신, 이스라엘군 통제 하에 제한된 일부 지역 취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옐로라인 인근 이스라엘 군 초소에서 본 파괴된 건물들. 사진은 5일 가자시티 동부의 슈자이야 지역에 있는 이스라엘 군 초소에서 촬영됐다. 2025.11.5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약 2년 만에 현장의 참상이 언론에 공개됐다. 현장은 처참하게 파괴된 폐허 그 자체였다.

영국 BBC와 미국 CBS 등은 이스라엘군이 마련한 언론 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가자시티 일부 지역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BBC는 베이트 하눈에서 가자시티까지 이어지는 지역을 둘러본 뒤 "지도와 기억 속의 가자는 사라지고 잿빛 폐허만이 180도로 펼쳐져 있다"고 묘사했다.

한때 팔레스타인 주민 수만 명이 거주하던 동네지만 사람이 살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건물의 잔해들이 부러진 뼈처럼 흩어져 있었고 끝없는 잿더미와 먼지구름만이 가득했다.

5일 이스라엘군이 일부 외신의 가자지구 취재를 허용하면서 가자시티의 참상이 공개됐다. 2025.11.5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런 파괴가 목표는 아니었다"며 "목표는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것이었다. 거의 모든 집에 터널 입구가 있거나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었다. 하마스가 이 지역을 요새화했기 때문에 전투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CBS는 '옐로 라인'이라 불리는 가자지구 내 임시 경계선 근처를 둘러봤다. 이 경계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휴전안에 따라 설정된 경계로, 가자지구를 이스라엘군이 통제하는 동부와 하마스가 통제하는 서부로 나눈다.

가자지구 주민 200만 명 중 대부분은 이 경계선 안쪽으로 몰려들어 잔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CBS는 전했다.

한편 이 매체들은 이번 방문이 90분간의 짧은 시간 동안 이스라엘군의 엄격한 통제하에 진행됐으며 팔레스타인 주민들과의 접촉이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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