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면 하네?"…하마스, 트럼프 믿어보자 판단에 휴전 합의
로이터 "이스라엘까지 압박하는 트럼프 보며 확신"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휴전에 전격 합의한 배경에는 의외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대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과 이스라엘-이란의 '12일 전쟁'을 처리한 방식을 보고 향후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재개를 좌시하지 않을 거란 확신을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을 중재한 뒤 재충돌 조짐이 보이자 즉각 자제를 압박했다. 당시 그는 '중대한 위반이다', '이스라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등의 경고를 쏟아내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이란으로 향하는 전투기를 당장 철수시키라고 요구했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따랐고, 역내 최대 앙숙인 이란과 휴전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간부 제거를 이유로 9월 카타르를 공습했을 때도 발끈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일방적 행동으로 국익을 저해한다며 네타냐후 총리를 또 다시 질책했다.
결국 네타냐후 총리는 카타르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에게 공습을 사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발 더 나가 카타르가 공격당할 경우 미국이 방어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 미국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외교 정책상 걸프국들과 관계 구축에 공 들여왔다며 "카타르 공습 영상을 TV에서 보게 된 걸 탐탁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방식이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자제시킬 힘이 있고, 종전 후 가자지구를 재건한다는 계획에 진지하다고 본 것이다.
한 팔레스타인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미국 대통령의 강한 의지로 인해 실패하지 않을 거란 전제를 둔 위험한 도박"이라면서도 "과장되긴 하지만 그(트럼프)는 한다면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지난 8일 가자지구 1단계 휴전을 합의했다. 이스라엘은 10일 휴전 합의를 발효하고 가자지구에서 부분 철수했다. 하마스는 13일 남은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을 전원 석방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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