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서안 병합 목소리…사우디 "합병시 관계 정상화 없다" 경고
합병 방안 두루 검토하며 美지지 확보에 총력
사우디 "서안지구 합병 시 관계 정상화 없을 것" 경고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극우 성향의 이스라엘 장관들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맞서 서안지구를 합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이 실제로 이런 움직임에 착수한다면 관계 정상화는 없을 것임을 경고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정착민 출신인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은 영국·캐나다·호주의 팔레스타인 국가 공식 승인 직후 "영국과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던 시절은 끝났다"며 서안지구 합병 요구를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완전 해체를 주장하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을 비롯해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 소속 장관들도 이에 동의했다.
니르 바르카트 경제장관도 X(구 트위터)에 "우리의 진정한 답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해체하고 유대·사마리아 지역에 주권을 적용하는 것"이라며 "10월 7일(하마스 공격)의 참사 이후 이슬람 이민의 영향을 받은 국가들의 지도자들이 하는 어떤 망상적인 선언도 사실상의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자들과 외교관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와 그 지지자들은 서안지구 일부를 합병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 왔으며, 이때 미국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기디온 사아르 외무장관과 론 더머 전략문제 장관은 과거 팔레스타인 승인을 고려하는 국가들에 이스라엘이 보안·민간 통제권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서안지구 C구역을 합병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C구역은 서안지구의 60%에 달한다.
더머 장관은 또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와 요르단 사이 국경을 긋고 있는 요르단강 계곡을 합병하는 방안에 대해 미국 관리들의 반응을 살폈다. 이스라엘과 서안지구를 가르는 '그린라인' 인근 정착촌들을 합병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서안지구 합병까지 언급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온라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의 어느 한 부분이라도 합병한다면 관계 정상화 가능성에 '사망 선고'를 내리거나, 2022년 개방한 자국 영공을 다시 폐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몇 안 되는 아랍 국가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 또한 서안지구 합병 시도를 '레드 라인'으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을 역내에 통합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이스라엘 정착민 단체 지도자들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고, 싱가포르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문제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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