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자병원 공습 20명 사망에 "악몽"…네타냐후 "깊은 유감"

남부 칸유니스 병원 겨냥…로이터 등 기자들 5명도 숨져
국제사회 일제 규탄…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지시로 조사 중"

팔레스타인인들이 로이터 통신 기자를 포함해 최소 20명이 사망한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 위치한 나세르 병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5.8.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IDF)이 칸유니스 병원을 공습해 기자 5명을 포함해 최소 20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기분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그 악몽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자지구에 "아마도 20명 미만"의 인질이 살아있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한두 명은 사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자 전쟁이 2~3주 이내에 "좋은 결말을 맺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IDF는 이날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 있는 나세르 병원을 두 차례 공격했다.

BBC에 의하면 이날 오전 첫 번째 공격으로 최소 1명이 사망했고, 몇 분 후 이뤄진 두 번째 공격으로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과 언론인이 다수 목숨을 잃었다.

사망한 언론인 5명은 로이터 통신 소속 후삼 알마스리, 알자지라 소속 무함마드 살라마살라마, NBC 방송의 모아즈 아부 타하, AP 통신과 협업하 프리랜서 기자 마리암 아부 다카, 또 다른 프리랜서 기자인 아흐무드 아부 아지즈다.

병원 의료진은 첫 번째 공격이 이날 오전 10시쯤 4층에서 발생했고, 약 10분 뒤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폭발이 있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병원 응급실·입원실이 피격됐고, 구조대원과 취재진이 서 있던 비상용 계단도 파손됐다고 설명했다.

영국 의료진은 BBC에 "피가 바닥에 줄줄 흐르고 있었다"며 "극심한 혼란과 불신·두려움이 가득한 광경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유엔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이번 공습을 규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통해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했다고 강력히 비난하면서 즉각적이고 중립적인 조사를 요구했다고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IDF는 이날 나세르 병원 공습이 실수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IDF는 해당 병원에 하마스 목표물이 있었다며, 병원 공격에 대한 승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IDF는 에얄 자미르 군참모총장이 이번 공격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며 기자나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나세르 병원 공습을 "비극적인 사고"라며 이스라엘은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전쟁 대상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라며 "우리의 정당한 목표는 하마스 격퇴와 인질의 귀환"이라고 강조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