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자 휴양지' 실제 추진됐다…강제이주·투자유치 설계
FT "美·이스라엘 주도 프로젝트에 英 단체 관여"
'트럼프 리비에라'·'머스크 스마트 제조지구' 계획도 담겨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휴양지 개발 구상을 미국과 이스라엘, 영국 업체들이 구체화한 정황이 드러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설립한 비영리 단체 '토니 블레어 세계 변화연구소'(TBI)가 이스라엘과 미국 기업의 가자지구 개발 프로젝트에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위대한 신뢰'(Great Trust)라는 명칭의 해당 프로젝트는 이스라엘 기업인들이 주도하고 미국 자문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개발한 재무 모델을 활용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계획을 공유받았다.
프로젝트는 종전 이후 가자지구를 무역 중심지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 골자다. 팔레스타인인 50만 명에게 돈을 지급해 가자지구를 떠나게 하고, 민간 투자를 유치해 지역 개발을 추진한다.
또 가자지구에 '트럼프 리비에라'(Trump Riviera·지중해식 휴양지)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이름을 붙인 '일론 머스크 스마트 제조 지구(Elon Musk Smart Manufacturing Zone)를 만들자고도 했다.
해안가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같은 인공 섬 '가자 리비에라'(Gaza Riviera)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가자지구를 블록체인(분산형 장부 기술) 기반 디지털 무역 중심지이자 저세율의 '특별 경제 구역'으로 개발하고, 인도·중동·유럽으로 연결되는 심해 항만을 구축하자는 계획도 담겼다.
문건에는 "전쟁이 가자지구를 안전하고 현대적인, 번영하는 사회로 재건할 수 있는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기회를 만들어 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TBI 측은 가자지구 전후 지원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제안을 검토했을 뿐 주민 이주 계획 수립에 참여하거나 지지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지역인 가자지구를 미국 주도하에 '자유 지대'(freedom zone)로 만들자고 여러 차례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국제사회 일각에선 외부 자본을 통한 가자지구 휴양지 조성에 대해, 개발을 핑계로 팔레스타인인 강제 이주를 정당화하는 비인도적 구상이자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이지만 이스라엘이 경제 군사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박멸을 주장하며 가자지구 공격을 벌여 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중재 아래 이달부터 다시 휴전을 논의 중이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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