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걸프지역 방사선 수치 정상…IAEA "최악 시나리오 피했다"
"부셰르 원전 타격 받았다면 대규모 방사능 사고 유발했을 수도"
시설 내부는 오염됐을 가능성…나탄즈 내 방사성물질 우려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중동 걸프 지역의 방사성 수치가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제방사선감시체계(IRMIS) 데이터상 걸프 지역과 이란 인접국에서 유의미한 방사능 수치 증가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공식 확인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최악의 핵 안전 시나리오는 피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핵 안전 관점에서 이란의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와 연구용 원자로가 우리의 주된 우려 대상이었다"며 "이 시설들에 대한 어떠한 공격이라도 이란과 그 국경 너머까지 영향을 미치는 방사능 사고를 유발할 수 있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중동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인 부셰르 원전이 직접 타격을 받거나 전력 공급선이 파괴돼 노심용융이 발생한다면 수백 킬로미터 반경의 주민들이 대피해야 하는 대규모 방사능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자력방사선규제위원회 또한 자국 및 걸프 지역에서 방사능 오염이 탐지되지 않았다고 발표하며 IAEA의 평가를 뒷받침했다.
이렇게 외부 환경은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 것과 달리, 시설 내부 상황은 다르다고 IAEA는 지적했다.
IAEA는 이란 원자력 규제당국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토대로, 공습으로 인해 시설 내부에 국지적인 방사성 물질 누출과 독성 효과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나탄즈 핵 시설 내부에는 육불화우라늄과 플루오린화우라닐 등에 포함된 우라늄 동위원소가 시설 내부에 퍼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 큰 우려는 화학적 독성물질이다. 육불화우라늄이 공기 중의 수분과 반응하면 인체에 매우 유독한 불화수소 가스를 생성할 수 있다. 이는 심각한 화상과 호흡기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한편 이란은 IAEA와의 협력 중단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5일 이란 의회는 IAEA와의 협력을 잠정 중단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헌법수호위원회가 이를 최종 승인했다. 이 법안은 IAEA의 감시 카메라 설치와 사찰, 보고서 제출 등 모든 협력 활동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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