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터지자 이스라엘 '베이비붐'…"암흑기, 아기가 희망"

지난해 출생아, 2023년 대비 5% 증가…특히 개전 직후 임신 많아
"종전 후 출산 느는 베이비붐과는 다소 다른 양상"

전쟁 중에도 아이를 낳은 한 이스라엘 부부 /와이넷 갈무리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하마스와 가자지구 전쟁을 벌이는 도중 이스라엘의 출산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이스라엘 인구당국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출생아가 약 18만1000명으로, 2023년 17만 2500명보다 4.9% 늘었다고 보도했다. 출생아는 지난해 8~10월 집중됐는데, 특히 9월 출생아 수는 총 1만5968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7.3% 증가했다. 통계에 따르면 이스라엘 여성의 80% 이상이 임신 37주에서 40주 사이에 출산해 대부분의 여성이 2023년 11월에서 2024년 1월 사이 즉 전쟁 발발 후 첫 몇 달 동안 임신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이스라엘은 2021~2023년 출산율이 줄고 있었는데 전쟁이 시작되자 출산이 늘어난 것이다. 한 여성은 전쟁이 시작된 지 몇 달 후 계획에 따라 임신했다면서 "어두운 시기에 아기를 가진 것이 우리에게 약간의 빛을 주고 정신을 차리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한 부부는 "이상하게도 전쟁 중에 가족을 확장하려는 더 강한 충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더 많은 군인이 필요하기에 아기를 낳아야 하는 점, 본인들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느끼는 점 등도 아기를 더 원한 배경으로 지목됐다,

와이넷은 "통계상 올해 2월까지도 출산 증가세가 확인되고 있다"며 "전국의 산부인과 병동이 가득 차고 있고, 일부는 이를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서 나타난 '베이비붐' 현상에 비교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베이비붐은 통상 전쟁이 끝난 후에 일어나기에 이번 현상은 놀라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