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경찰, 불법 폐금광 수색 종료…사흘간 87명 사망·246명 구조

경찰, 8월 폐금광 포위하고 11월부터는 식량·물도 끊어
불법 채굴로 인한 손해 막대…국제 범죄 네트워크가 채굴활동 조직

1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요하네스버그 남서부에 위치한 스틸폰테인 인근 한 폐금광에서 구조대가 금광 수색을 위해 기계식 케이지을 조작하고 있다. 이 폐금광은 채굴꾼들이 불법으로 채굴 활동을 해온 곳이다. 2025.01.1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박재하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이 지난해 8월부터 진행해 온 한 불법 폐금광 수색을 종료했다. 광부들이 불법으로 채굴을 해온 이 폐금광에서는 사흘간 시신 87구가 발견됐고 246명이 구조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경찰과 구조대는 남아공 수도 요하네스버그 남서부에 있는 광산마을 스틸폰테인 인근의 한 폐금광에서 13일부터 최종 수색 작업을 벌였고 이날 마지막 수색을 통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8월 이후 총 1907명의 채굴꾼을 구조했다. 이 중 1125명은 모잠비크 출신이었으며 465명은 짐바브웨 출신이었다. 남아공 출신은 26명에 불과했다.

아슬렌다 마테 경찰 대변인은 일부 시신이 부패했거나 뼈만 남아있고, 채굴꾼 중 상당수가 불법 이민자이기 때문에 시신의 신원 확인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폐금광은 이미 상업적 채굴이 불가능한 곳이지만 일부 채굴꾼이 생계를 위해 불법으로 들어가 채굴 활동을 이어 왔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이곳을 포위하고 11월부터는 채굴꾼을 지상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물과 식량 반입을 금지했다. 법원은 이러한 조치를 중지할 것을 명령했고 인권 단체도 이 조치로 인해 사람들이 굶어 죽었다고 비판했다.

지역 공동체 지도자인 요하네스 콴카세는 사망자 대부분이 굶어 죽었다며 폐금광 현장이 정부에 의해 '집단 무덤'으로 변했다고 한탄했다.

그러나 패트릭 아사넹 지방 경찰청장 대행은 지역 사람들이 광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어떤 면에서 범죄와 범죄 행위를 조장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쿰부조 은차베니 남아공 대통령실 장관 또한 "우리는 범죄자들을 돕지 않겠다. 그들을 쫓아내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불법 채굴 활동을 조직하고, 광부를 모집하고, 불법으로 금을 거래하는 광범위한 범죄 네트워크를 조사하고 있다. 마테 대변인은 "주동자 중 일부는 경찰에 구속됐고 일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진짜 주동자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 림포포 대학의 범죄학자 위트니스 말루레케는 불법 채굴이 국제적 엘리트들이 조직한 것이라며 법 집행 기관이 억제해야 할 거대한 그물망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방치하면 더 많은 남아공 사람이 범죄 행위를 배우고 전문가가 되어 이 관행에 참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아공 정부는 만연한 불법 채굴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 때문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웨데 만타셰 광물자원·에너지부 장관은 이러한 불법 채굴 행위가 "경제와의 전쟁"이라며 지난해 불법 채굴로 인한 범죄 수익이 600억 랜드(약 4조 6000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불법 채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년 10억 달러(약 1조 4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스틸폰테인의 폐금광을 폐쇄할 방침이다. 그러나 콴카세는 "광부들이 빈곤과 굶주림 때문에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 오게 된 것"이라며 "그들은 폐광을 다시 열 것"이라고 전망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