욤 키푸르 악몽 50년 만에 재현…안보 구멍 뚫린 이스라엘

유대 명절 노린 하마스 공격, 1973년 전쟁 연상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가족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피해 대피하고 있다. 2023.10.0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 충돌로 50년 전 전쟁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번 하마스의 공격은 지난 1973년 이집트와 시리아의 기습으로 19일 동안 지속된 '욤 키푸르' 전쟁과 비슷하다. 욤 키푸르 전쟁은 이해 집단에 따라 라마단 전쟁, 아랍-이스라엘 전쟁 등으로도 불린다.

욤키푸르 전쟁과 이번 하마스 기습은 둘 다 10월6일 '속죄의 날'을 전후로 발생했다. 유대교 최대 명절로 모든 유대인이 금식하며 신에게 죄를 회개하는 날이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1973년 당시 전쟁의 여파로 석유수출기구(OPEC) 산하 아랍 국가들은 석유 생산량을 5% 줄이기로 하고 미국에 대한 금수 조치를 단행해 오일 쇼크를 유발했다.

이스라엘은 결과적으로 욤 키푸르 전쟁에서 시나이반도를 돌려받으며 우위를 점하기는 했지만 자국인 2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집트인과 시리아인 수천 명도 숨졌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형인 요나탄 요니 네타냐후가 욤 키푸르 전쟁에 참여했다.

이스라엘 군과 정보 당국은 50년 전과 마찬가지로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직 CIA 요원 마크 폴리메로풀로스는 NBC에 "1973년 이래 이스라엘에서 이렇게 치명적인 보안 실패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이집트·요르단·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 등 우호적 아랍 국가들은 물론 미국조차도 왜 이번 공격을 미리 알아채지 못했는지 불명확하다고 덧붙였다.

48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무력 충돌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1100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미국·영국·프랑스·태국·우크라이나·네팔 등 외국인 희생자도 속출하고 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