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가고 싶어요"…지진 9일째에도 거리전전하는 이재민들
붕괴 우려에 집에 못가…수도·전기 공급 문제도
지진 이재민 수백만명에 달해…정신적 고통도 호소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가겠죠. 신이 도우시길."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터키) 남부 하타이주 아들을 쇼핑카트에 태워 건물 잔해를 지나던 툴레이 팔락건(38)이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길거리에서 텐트생활을 하고 있다던 팔락건은 "아이들이 매일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집에 가고 싶다'고 운다"며 "그래도 아이들을 위로하며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애쓰는 중이다"고 지친 얼굴로 말했다.
규모 7.8의 대지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 9일이나 지났지만 지진 피해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길거리 생활을 전전하고 있다. 이들은 건물 붕괴 우려와 수도, 전기 공급 등 문제로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튀르키예와 시리아에는 지진으로 거리에 나앉은 이재민이 수백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튀르키예에서만 100만여명이 텐트와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고 최소 8만명이 입원했다고 전했다. 10년 넘게 계속된 내전으로 대규모 난민 사태가 발생한 시리아에서는 최대 500만명이 집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스 쿨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국장은 가디언에 "양국에 걸쳐 2600만명의 사람들이 도움을 필요하며 완전한 복구에는 '놀라운'(phenomenal)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팔락건 역시 이번 지진으로 길거리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민 중 한명이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집 밖에서 난로로 요리를 하거나 핸드폰을 거울로 사용하고 있었다.
팔락건은 "다행히도 집은 무너지지 않았지만 집안 살림이 모두 망가졌다"며 수도와 전기가 끊겨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족한 식량과 식수는 물론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도 이재민들에게 더욱 가혹하게 다가온다. 클루게 국장은 "추운 날씨와 위생 문제 등으로 인한 건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니세프도 "수십만 가구가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잦은 눈과 비에 노출돼있다"고 밝혔다.
이재민들은 정신적 고통도 호소한다. 의료현장에서는 지진 직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온다. 팔락건은 "아이들의 심리 상태가 무너졌다"며 "이렇게 살기 싫다고 매일 울고 있어 아이들을 위해 우리라도 강해지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자원봉사단체 '닥터스 월드와이드' 소속 심리학자 수에다 데베치는 이번 비극의 여파로 어른들이 아이들만큼 감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아동 권리 전문가인 에신 코만도 "일부 어린이들은 가족을 잃었다. 이제 그들에게 정신적 지원을 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아이들이 장기적인 트라우마에 위험하게 노출됐다고 우려했다.
한편 튀르키예와 시리아 전역에서 4만1232명이 넘는 사망자가 확인됐다. 튀르키예에서만 3만5418명, 시리아에서는 5814명이 숨졌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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