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베의 몰락'이 남일 같지 않을 아프리카 독재자들
NYT "무가베 사태, 장기 집권자들에게 불편할 것"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독립 영웅'의 영예를 발판으로 신생독립국 짐바브웨를 이끌기 시작했던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이 '최악의 독재자'의 수식어를 단 채 37년만에 권좌에서 끌려 내려오게 됐다.
전 세계 대부분의 독재자가 걸었던 비참한 말로를 따를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지만 장밋빛 미래가 아니란 점은 분명하다. 아프리카엔 무가베의 몰락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을 국가 지도자들이 다수 있다.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수많은 지도자는 헌법을 뜯어고쳐 임기 제한을 폐지하거나 야당을 탄압하는 등의 방식으로 집권을 연장해왔다.
지난 9월 건강 문제를 이유로 38년의 집권을 끝내고 자리에서 물러난 에두아르도 도스 산토스 앙골라 전 대통령과 무가베 대통령을 제외해도 아프리카에는 30년 이상 '장기집권 베테랑'들이 4명이나 된다. 이들의 집권 기간을 더하면 137년이다.
테오도르 오비앙 옹게마 적도기니 대통령(75)은 1979년부터 한 번도 대통령직을 놓지 않았다.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84)도 5연임에 성공하며 35년 동안 장기집권 중이다.
드나 사수 응게소 콩고공화국 대통령(73)은 선거에서 패배해 잠시 권좌에서 밀려난 적도 있지만 총 33년 동안 대통령 자리를 지켰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73)은 31년동안 집권하고 있다.
집권 기간을 30년 아래로 낮추면 그 수는 두 손을 합쳐도 모자란다. 외세의 개입으로 정치·사회가 불안정한데다 민주주의 제도도 자리 잡지 않아 독재가 쉽게 똬리를 틀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확립, 장기집권 초석을 마련했던 무가베 대통령처럼 이들 역시 갖은 방법을 이용해 자리를 지키는 데 고심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월드팩트북에서 기니에서는 "대통령이 정치 체제에 완전한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야당을 막는 법적·장벽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콩고공화국 역시 지난해 대선 직후 야당 지지자들을 부정 체포하는 등 석연찮은 모습을 보였다. 미 국무부는 콩고공화국의 문제점으로 제한적인 언론 환경, 반대 진영에 불리한 선거 과정 등을 지적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이들 지도자는 호시탐탐 자신의 권좌를 가족이나 측근에게 물려줄 궁리를 하고 있다. 무가베 대통령이 '부부 세습'을 꿈꿨던 것과 같은 모양새다.
오비앙 대통령이 아들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줄 것이라는 예측이 파다하다. 그의 아들은 사치스러운 행각으로 수차례 구설에 올랐다. 산토스 대통령은 대통령직은 여당 인사에게 양보했지만, 긴 통치 기간 동안 그의 일가는 앙골라 경제 대부분을 장악했다.
무가베 대통령과 여러 측면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이들은 내부 동요를 우려하고 짐바브웨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NYT는 짐바브웨의 상황이 "아프리카에서 수십년간 권력을 유지하는 지도자들에게 불편한 시사점을 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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