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코너]'삥 뜯는' 케냐 경찰…초법적 권력 비난 직면

케냐 경찰이 검문을 위해 설치한 바리케이드. ⓒ News1 성기섭 통신원

(나이로비=뉴스1) 성기섭 통신원 = 지난주 케냐 얀도 주 국회의원 프레드 오우타는 경찰에 노상 검문을 명분으로 불법적으로 설치한 필요 이상의 바리케이드를 모두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 바리케이드가 교통경찰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업용 버스 '마타투'가 이곳을 지날 때마다 세금 아닌 세금으로 50~100실링씩 '통행료'를 지불하기 때문이다.

이는 경찰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증오심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외국인들이 아무 이유도 모른 채 작게는 1000실링에서 많게는 5000실링씩 뜯긴 경험이 부지기수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민들 가운데 '가장 혐오하는 집단'으로 경찰을 꼽은 응답자는 전체의 75%를 웃돌았다.

게다가 경찰은 상황을 개선하기는 커녕 오히려 이같은 초법적 공권력 남용을 지속하고 있다. 올 한해만 하더라도 변호사나 의뢰인, 정치인 살해 등 다수의 사건에 경찰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데일리네이션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7일까지 경찰에 의해 살해당한 민간인은 여성 11명을 포함해 총 142명에 달한다.

문제는 정부가 시민에 대한 경찰의 무법적 총기 사용을 '적법한 행위'라고 강변하는 데 있다.

시위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혐의가 입증되지도 않은 용의자나 겁에 질려 도망가는 이를 쏘는 행위도 정당화된다. 자신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민간인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민주국가'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은 초법적인 행위도 자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케냐 키수무에서 시위 중 경찰이 쏜 총에 맞은 희생자가 길에 널부러져 있다. ⓒ News1 성기섭 통신원

경찰 총수가 서슴지 않고 야당 당수에게 "가만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 사회. 열악한 처우 때문에 경찰이 검문이라는 법 집행을 악용해 길거리의 선량한 시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것이 당연해진 사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경찰이 자신의 이익과 편익 때문에 무고한 생명을 해친 게 벌써 142건이라는 사실 앞에 다른 어떤 말로도 국민을 설득시키기엔 정당성이 없어 보인다.

특히 정치인 살인사건에 경찰이 매번 연루되고 있는 사실은 경찰이 정치의 시녀로, 하수인으로 남아 있다는 증거다.

정부는 올 2016/17 회계연도에 열악한 경찰 처우 개선을 위해 7000만달러의 예산 집행을 승인받고자 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 예산이 제대로 쓰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yeou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