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도 못 뚫는 '텔레그램'…테러 감시 정보당국 속앓이

텔레그램 메신저ⓒ AFP=뉴스1
텔레그램 메신저ⓒ AFP=뉴스1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프랑스 대테러 수사 기관이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테러 모의를 위해 주로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을 두고 골머리를 썩고 있다.

지난 해 11월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에 사용된 텔레그램은 약 1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까지도 IS의 테러 모의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파리 도심 일대에서 테러를 모의한 15세 소년 역시 텔레그램을 통해 IS 프랑스 조직원 라시드 카심에게 공격 지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달에는 텔레그램 채팅방 관리자로 활동하던 10대 소녀가 프랑스 당국에 테러 모의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 당국이 IS의 텔레그램 사용을 알면서 막지 못하는 데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텔레그램은 2011년 러시아 총선 이후 반체제 인사를 겨냥한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의 사이버 검열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 개발자 파블 두로프(32)가 만들었다. 태생부터가 철저히 검열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보안 목적의 메신저인 셈이다.

앞서 러시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브콘탁테를 개발하기도 한 두로프는 외부 투자없이 자신의 사비로만 텔레그램을 만들어 더 높은 수준의 보안을 유지할 수 있었다.

'속도와 보안'이라는 카피를 홈페이지 전면에 내세운 텔레그램은 30만 달러(3억 2745만원)를 걸고 암호 체계를 해킹하는 보안 콘테스트를 열기도 했다.

텔레그램의 특이점은 '비밀대화' 기능에 있다. 비밀대화로 설정하면 사용자간 대화가 암호화되고, 서버에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으며, 일정시간 자동삭제는 물론 전달 기능도 허용되지 않는다.

또 한번에 한대의 휴대전화 및 태블릿 등에서 접속이 가능한 타메신저와 달리 여러 기기에서 한계정으로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비밀대화창의 테러 모의를 잡아내기 위해선 텔레그램 전체 계정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감시해야 하는데 총 1억명 사용자의 시간당 수백만 메시지를 모두 읽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바로 이점이 IS를 비롯한 테러리스트들이 텔레그램을 적극 이용하는 주된 이유로 전해진다. 텔레그램 측은 지난 해 파리 테러 이후 테러 관련 사용자 계정을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비밀 대화만큼은 개발자인 두로프마져도 감시하거나 막을 방법이 없다고 발표했다.

텔레그램 비밀대화 기록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프랑스 당국의 유일한 희망은 IS 지지자로 위장해 단체창에 들어가는 잠입수사다. 경찰 소식통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침투는 가능하다"면서도 대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위해선 테러리스트 단체의 문화와 종교적 이해가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인근에서 테러 목적의 가스통 차량이 발견된 이후 관광객 밀집 지역인 루브르 박물관 인근에도 경계가 강화됐다.ⓒ AFP=뉴스1

yjw@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