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SNS스타' 여동생 명예살해범 "죽어 마땅…떳떳하다"

'명예살인' 항의 서명 1만6000명 돌파

여동생인 파키스탄의 온라인 인기 스타 콴딜 발로흐를 살해한 무함마드 와심(오른쪽).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파키스탄의 온라인 인기 스타인 여동생을 살해한 남성이 범행에 대해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살해범 무함마드 와심은 17일(현지시간) 오전 펀자브 주 물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가 한 행동에 대해 전혀 부끄럽지 않다"며 "(여동생의 행동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을 시인하며 "부모가 옥상에서 잠든 오후 10시45분쯤 자택 1층에 머물고 있는 여동생에게 알약을 먹여 잠들게 한 뒤 살해했다"고 설명했다.

와심은 단독 범행임을 주장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파키스탄판 '킴 카다시안'으로 불리는 20대 소셜미디어 스타 콴딜 발로흐는 15일 펀자브 물탄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부모로부터 와심이 발로흐를 죽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와심을 검거했다.

발로흐가 라마단 기간 중 소셜미디어에 올린 유명 성직자와의 '셀카'. ⓒ News1

이른 바 '명예 살인'의 희생양이 된 발로흐는 "파키스탄이 크리켓 대회에서 우승하면 스트립쇼를 하겠다" "여성으로서 정의를 위해 일어서자" 등 사회적 금기를 깨는 소신 발언으로 보수적인 파키스탄 사회에서 용감하게 주체적인 삶을 선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명은 파우지아 아짐이었다.

발로흐는 4일 페이스북에 "사람들의 전통적인 사고 방식을 바꾸고자 한다"며 "대담한 게시물과 영상을 통해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이해해줬다"며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기까지 했다.

그러던 발로흐는 최근 라마단 기간 중 유명 성직자와 찍은 '셀카'를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을 빚었다. 이로 인해 살해 위협을 받았다며 당국에 보호 요청을 했으나 묵살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명예 살인' 관습에 관한 오랜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발로흐의 죽음에 항의하는 인터넷 서명 '용감한 여성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Bold Women)'에는 1만6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참했다.

파키스탄의 영자 신문 던(Dawn)은 사설을 통해 발로흐 살해사건이 '명예 살인' 반대 운동에 추진력을 실어줬다며 발로흐가 파키스탄에서 여성에게 용납 가능한 행동 반경을 넓혀줬다고 평가했다.

반면 파키스탄의 보수 진영은 이같은 움직임을 거부하며, 발로흐를 살해한 와심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옹호했다.

보수적인 무슬림 기반 사회인 파키스탄에서는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을 살해하는 관습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매년 파키스탄 여성 수백명은 친인척의 손에 살해 당하고 있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 2월 명예살인 악습을 단절하기 위해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관련법은 상정되지 않았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