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없는 미인대회가 폐허가 된 이라크에 전한 '위로'

2015 미스 이라크로 선발된 샤이마 압델라만(20). ⓒ AFP=뉴스1
2015 미스 이라크로 선발된 샤이마 압델라만(20).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수영복과 각선미 노출 없는 미인대회가 열렸다. 그러나 그 의미만은 여느 미인선발대회 못지 않아 화제다.

1972년 이후 중단됐던 '미스 이라크' 선발대회가 43년만에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개최됐다고 19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녹색 눈의 키가 큰 샤이마 압델라만(20)은 이 대회에서 결선 8명의 후보 중 우승을 차지했다. 압델라만은 다양한 인종이 섞여있는 것으로 유명한 이라크 북부 도시 키르쿠크 출신이다.

압델라만은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가 행사장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우승자로 호명돼 왕관을 머리에 썼다.

참가자들이 입은 이브닝드레스는 대체로 발끝까지 내려왔다. ⓒ AFP=뉴스1

대회 주최측은 이번 우승자를 다음 미스월드 대회에 출전시키기 위해 대회를 국제기준에 맞춰 진행했다. 그러나 수영복 심사는 없었고 심지어 참가자들이 입은 모든 이브닝드레스는 참가자들의 무릎 아래까지 내려왔다. 입구에는 소총을 든 경비원들이 서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행사장 맨뒷줄 젊은 남성들이 압델라만의 이름을 크게 연호할 정도로 현지에서 유명했다. 대회 주최측과 참가자 모두 이번 행사가 전쟁에 지친 이라크인들을 달래는 '보급품(war effort)'과 같다고 전했다.

최고 영예를 안은 압델라만은 "이라크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니 행복하다"며 이 대회가 "지친 이라크인들이 함박미소를 짓게 했다"고 말했다.

2015 미스 이라크 선발대회가 열리고 있는 행사장. ⓒ AFP=뉴스1

특히 압델라만은 자신의 명성을 분쟁으로 인해 고향에서 쫓겨난 이주민들을 교육시키는 데에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한 이라크 참전용사는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좋았다"고 대회의 의미를 부각하기도 했다.

이라크는 현재 수니파 급진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의 계속된 전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대회 주최측은 "지금 이라크에는 좋은 대사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이라크가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을,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대회 주최 목적을 밝혔다.

icef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