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궁' 논란 터키 대통령궁, 불법 추가 증축 의혹도
- 이준규 기자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프랑스 절대왕정의 상징 베르사유 궁전보다도 크게 지어지고 있어 이미 논란이 일고 있는 터키 대통령궁의 규모가 더 넓어질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테즈칸 카라쿠스 칸단 터키 건축회의소 회장은 13일 현지 언론을 통해 대통령궁에 추가로 거주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칸단은 "대통령이 거주하게 될 이 시설의 전체 면적은 대략 7000평방미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방 하나당 면적을 20㎡로 잡으면 대략 250개의 방이 추가되는 셈"이라며 "시설 전체가 허가를 받은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입주할 예정인 이 대통령궁은 '백궁(화이트 팰리스, 터키어로 아크사라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대지 면적만 20만㎡에 달하며 셀주크식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에는 1000개의 방이 들어서는 등 규모와 시설의 첨단성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그러나 터키 내에서는 무려 6억1500만 달러(약 648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용과 건축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행위, 자연파괴 의혹으로 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심지어 에르도안 대통령의 측근 인사인 불렌트 아린크 부총리조차 "사실 적은 비용은 아니다"라며 예산규모가 지나침을 지적했다.
백궁을 루마니아의 전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세스쿠가 사용하던 부쿠레슈티 대통령궁에 빗댄 야권은 이날 소식에 "방 1000개로도 모자랐던 모양"이라며 비꼬았다.
반면 대통령궁 고위 관계자는 "신축 대통령궁은 건설과 사용을 모두 허가받았다"며 "이번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행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터키 건축회의소는 백궁을 방문하는 최초의 외빈이 될 가능성이 높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불법 건축물에 발을 들임으로써 백궁의 건축을 정당화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건축회의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8일 터키를 방문할 예정인 교황에게 "터키의 건축가들은 교황이 백궁 초대를 거절하기를 청원한다"고 말했다.
이달 터키를 방문할 다른 주요 외빈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궁이 위치한 앙카라를 제외한 이스탄불에만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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