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국민투표 앞두고 대규모 테러…정국 혼란
- 이지예 기자

(서울=뉴스1) 이지예 기자 = 이집트에서 새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대규모 폭탄 테러로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지 의료·보안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다칼리야주(州) 만수라 지역의 경찰서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일어나 14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이는 지난 7월 군부의 모하메드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이래 발생한 테러 가운데 가장 극심한 것이다.
다칼리야주 주지사 오마르 알 샤와트시는 "사상자 대부분은 경찰 소속"이라고 밝혔다. 이번 폭발로 다칼리야주 보안 책임자 사미 엘 미히가 다치고 그의 보좌관 2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테러는 다음달 14~15일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예정된 가운데 발생했다. 투표에서 새 헌법이 통과되면 내년 중순 대선과 총선이 거행된다.
새 헌법은 무르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강조된 이슬람주의를 희석하고 군부 통치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무르시 지지파와 이슬람 세력은 강하게 반발하며 투표를 거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집트 과도정부는 24일 경찰서 테러 직후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기반이자 85년 전통의 이집트 최대 이슬람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집단으로 규정한다고 선언했다.
하젬 베블라위 총리는 관영 MENA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테러리즘은 (새 헌법의) 로드맵 실행을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들리 만수르 임새 대통령 역시 "테러리즘을 엄격하게 물리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르시 축출 후 잇단 반군부 활동을 펼쳐 온 무슬림형제단은 이미 이집트 법원에 의해 활동이 금지된 바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이번 테러를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하며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한편 베블라위 총리의 테러집단 규정 조처에 강력 반발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이날 성명에서 "군부의 꼭두각시 총리인 베블라위가 추가 폭력과 혼란, 불안정을 조성하는 선동적인 성명으로 무고한 이집트인들의 피를 악용하려 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무르시 퇴출 이후 이집트에는 친군부파와 무르시를 지지하는 이슬람세력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군경이 무르시 지지파를 유혈진압해 1000명 이상이 사망하면서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축출된 뒤 군에 억류된 무르시는 무슬림형제단 지도부와 함께 살인, 폭력 교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적용된 혐의들이 모두 인정될 경우 무르시는 종신형이나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ezyea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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