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 엘니뇨 가뭄에 하루 통항량 32척으로 감축

9월4일부터 34척·15일부터 32척…"제한 없다" 입장 번복
강수량 34%·유입 수량 44% 감소…글로벌 물류 차질 우려

지난 3월 13일(현지시간)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 '마리아 Y'호가 파나마 파나마시티의 파나마운하 코콜리 갑문을 통과하고 있다.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파나마운하가 엘니뇨에 따른 가뭄과 수위 하락에 대응해 다음 달부터 하루 선박 통항량을 단계적으로 줄인다.

파나마운하청은 운하의 하루 통항 한도를 오는 9월 4일부터 34척, 같은 달 15일부터 32척으로 감축한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9월 4일부터 대형 선박이 이용하는 네오파나막스 갑문의 하루 통항 슬롯은 9개, 기존 파나막스 갑문은 25개로 제한된다. 15일부턴 파나막스 갑문 슬롯이 23개로 추가 감축된다.

파나마운하의 올 6월까지 하루 평균 통항량은 35척이었다. 이 운하는 선박 구성 등에 따라 하루 약 40척을 처리할 수 있다.

이번 선박 통항 감축 조치는 파나마운하청이 지난 5월 "올해 선박 통항을 제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입장을 석 달 만에 뒤집은 것이다.

운하청에 따르면 올해 우기인 5~8월 운하 유역의 누적 강수량은 평년보다 34% 적었고, 호수·하천에서 유입된 수량은 44% 감소했다.

운하청은 "2026~27년 엘니뇨가 예상보다 강하고 오래 지속될 경우 남은 우기의 강수량과 유입 수량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1~4월 건기 운하 운영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식수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운하청은 현재 가툰호 수위와 기상 전망을 고려해 네오파나막스 갑문을 통과하는 선박의 최대 허용 흘수를 14.63m로 낮추는 시점을 이달 26일에서 9월 2일로 미뤘다고 설명했다. 흘수를 14.48m로 추가 낮추는 조치도 9월 3일에서 10월 1일로 연기했다.

'흘수'는 선박이 안전하게 물에 떠서 운항하는 데 필요한 깊이다. 허용 흘수가 낮아지면 선박은 통과를 위해 화물 적재량을 줄여야 한다.

리카우르테 바스케스 파나마운하청장은 "2023·24년 경험 덕분에 우리가 아는 상황에 잘 대비할 수 있게 됐고, 알지 못하는 상황에도 대응할 규율을 갖췄다"며 "운하는 임기응변으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전쟁의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의 물류 차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파나마운하 통항량까지 줄면서 선박 대기시간과 해상운임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