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 속 희미한 소리가"…콜롬비아 강진현장 갓난아기 극적 구조

주민들 맨손으로 콘크리트 들어 올려…아기 아빠도 생존

소셜미디어 X 캡처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콜롬비아를 강타한 규모 7.4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들려온 희미한 목소리를 따라가 갓난아기를 극적으로 구조한 사연이 전해졌다.

CNN은 콜롬비아 칼리의 5층짜리 주거단지 '라 토레스 델 리모나르' 붕괴 현장에서 주민 브라이언 오소리오 술루아가와 자원봉사자들이 잔해에 갇힌 생후 3개월 된 아기와 아빠를 구조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번 지진 발생 직후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오소리오는 건물 한 동이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고 멈춰 섰다.

그는 가스 누출 위험이 있다는 경고에도 잔해를 향해 생존자가 있는지 계속 소리쳤다. 주변 사람들엔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잔해 깊은 곳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여기 있어요. 아기와 함께 있습니다."

오소리오와 주민들은 곧바로 맨손으로 잔해를 치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거대한 콘크리트판이 길을 막았다. 처음엔 움직이지 않았지만 여럿이 힘을 합쳐 판을 들어 올렸고, 그사이 다른 사람들이 안쪽으로 들어갔다.

지난 10일 지진으로 붕괴된 콜롬비아 칼리의 토레스 데 리모나르 건물 현장에서 11일 구조대원들이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8.12 ⓒ 로이터=뉴스1

오소리오는 당시 잔해 사이로 보인 아기 얼굴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서인지 자줏빛을 띠고 있었다고 전했다. 주변 잔해를 걷어내자 아기는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고 얼굴에도 혈색이 돌아왔다. 아기 곁엔 팔에서 피를 흘리는 남성이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 갇혀 있었다.

구조된 아기는 경찰관에게 넘겨져 구급차로 이송됐고, 주민들은 함께 아기 아빠를 구조하는 데 힘을 보탰다.

오소리오는 "혼자선 그 콘크리트를 들어 올릴 수 없었다"며 "모두 힘을 합쳤기에 두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에선 지난 10일 오전 7시 34분 서부 초코주 산호세델팔마르 인근을 진원으로 하는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콜롬비아에서 10여 년 만에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서 칼리·페레이라 등 서부 지역에 큰 피해를 냈다.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섰으며, 현지에선 지진 발생 이틀째인 이날도 생존자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진앙에 가까운 초코주 일부 오지의 원주민 지역엔 아직 구조·구호 인력이 도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역은 태평양 연안 부에나벤투라 항구에서 배를 타고 약 5시간 이동해야 접근할 수 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