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 통항권 경매가 '사상 최고'…이란 전쟁·엘니뇨 겹쳤다
주요 갑문 통항권 경매가 15억 기록…대형 갑문은 35억 돌파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파나마운하에서 가장 붐비는 선박 통행로의 통항권 경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엘니뇨 현상 심화로 수위가 낮아지고, 이란 전쟁으로 인한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8월 파나마운하의 주요 갑문을 통과하는 통항권 일일 경매 가격은 약 110만 달러(약 15억 5000만 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가격의 16배가 넘는 금액이다.
대형 선박이 이용하는 대형 갑문의 통항권 경매 가격은 몇 주간 평균 250만 달러(약 35억 3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두 종류의 통항권 경매를 통틀어 역대 최고 수준이다.
파나마운하를 자주 이용하는 대형 선박 운영사는 통상 평균 경매 가격보다 낮은 정해진 가격에 통항권을 사전 예약한다. 다만 전체 운하 통항량의 최대 30%는 사전 예약 대신 일일 경매를 통해 통항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가격은 미국과 이스라엘 주도의 이란 공습이 2월 28일 시작된 후 급등했다.
전 세계 석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으로 폐쇄되며 아시아 구매자들은 미국 걸프만 연안산 원유와 석유제품 구매를 늘렸고, 파나마운하 통항 수요와 가격도 상승하게 됐다.
여기에 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으로 심각한 가뭄과 겨울철 기온 상승을 유발하는 엘니뇨 현상이 6월부터 발달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올해는 예년보다 엘니뇨 현상이 더 강할 수 있다.
운하의 수위 하락으로 선박이 운반할 수 있는 화물량이 제한되고 올해 하반기엔 운하 통항 가능 횟수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올해 엘니뇨 현상은 이미 라인강과 다뉴브강을 비롯한 유럽의 하천 운송에도 차질을 빚게 해 크루즈 운항 취소와 화물 경로 변경을 초래했다.
원자재 가격정보업체 아거스(Argus)의 미주 화물운임 책임자 로스 그리피스는 "현재 문제는 수위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통상 5월부터 12월까진 수위가 이렇게 떨어져선 안 되는 시기"라고 평했다.
파나마운하청은 FT에 "일시적인 시장 변동"이라며 운하가 정한 공식 통행료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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