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실세' 95세 카스트로, 혁명기념식 30년만에 첫 불참

카스트로, 美 위협 고조 속 6월 이후 두 달 가까이 두문불출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대통령. 2025.5.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쿠바 혁명의 지도자였던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95)이 쿠바 혁명기념식에 30년 만에 처음으로 불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쿠바 동부 피나르델리오에서 열린 혁명기념식에서는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연설했다.

그는 미국을 겨냥해 "그들은 매일 혁명을 위협하고 매주 쿠바 기업과 관리들에 대한 새로운 처벌을 발표한다"라며 "쿠바는 아주 냉혹하게 계산된 집단 학살의 피해자"라고

수백 명의 참석자들은 쿠바 국기를 흔들면서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연설에 호응했다.

그러나 카스트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AP통신은 이 행사에 그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 최소 30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카스트로는 지난달 5일 아바나에서 열린 내무부 행사에 참석한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편 카스트로는 지난 1953년 형인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바티스타 독재 정권에 맞서 몬카다 병영과 카를로스 마누엘 데 세스페데스 병영 습격 사건을 주도했다. 습격은 실패했으나 1959년 쿠바 혁명의 기폭제가 됐다.

쿠바는 이 사건이 발생한 7월 26일을 혁명기념일로 지정해 매년 행사를 치르고 있다.

이후 지난 2008년 형에 이어 쿠바 대통령이 된 카스트로는 임기 중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와 국교 정상화에 합의한 뒤 2019년 퇴임했다. 2021년에는 쿠바공산당 총서기 자리에서도 물러났지만 지금도 쿠바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바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들어 쿠바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했고, 쿠바 침공 가능성도 여러 차례 시사했다.

이 가운데 카스트로는 양국 간 긴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5월 카스트로를 1996년 쿠바 망명자 단체 소속 민간 경비행기 2대 격추를 지시해 4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 공모)로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 혐의로 기소한 뒤 지난 1월 그를 무력으로 축출한 것처럼 카스트로에 대해서도 비슷한 작전을 벌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