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대통령, 美석유금수·제재 압박에 "정치적 집단학살" 비난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이 쿠바에 대한 석유 금수 및 제재 조치로 '정치적 집단 학살(genocide)'을 저지르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피나르델리오에서 열린 쿠바 혁명 기념일 행사 연설에서 "미국은 쿠바에 대한 정치적 집단 학살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구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쿠바를 비난함으로써 그들은 희생양이나 외부 세력을 찾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라며 "부자는 더 부유하게,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하게 만드는 경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계층의 시위에 대해 비난할 대상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쿠바 정부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극단주의 운동"을 형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미국 영토 내에서 간첩 및 전복 네트워크를 운영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공산주의 정권인 쿠바에 순종적인 친미 정부를 세우고 정치·경제 체제를 교체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쿠바에 대해 사실의 연료 봉쇄를 시행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해외 관광·금융 기업은 쿠바에서의 사업을 접었고, 연료가 고갈되면서 대규모 전력망 붕괴가 이어지고 있다. 대중교통 또한 마비됐고, 학교 수업도 단축됐다.
미국은 경제 운용 실패와 노후 인프라에 대한 투자 부족의 책임을 쿠바 정부에 돌리고 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 연설에서 제재와 석유 봉쇄의 종식을 호소하고, 국제단체의 인도적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쿠바가 평화롭게 살도록 내버려두라"며 "인정을 기대하지 않으면서, 종종 박해와 투옥,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역사적으로 다른 민족들의 인권을 위해 싸워 온, 미국 국민 중 가장 고결한 이들도 평화롭게 살도록 내버려둬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바는 미국이나 지구상의 어떤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고결한 이들'은 쿠바 제재 해제를 지지하거나 중남미 인권 운동에 연대해 온 미국 내 시민사회 활동가와 단체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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