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선, 후지모리 승리 공식 선언…4만9641표차 초박빙

네 번째 도전 끝 당선…28일 취임

게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 당선인. 2026.06.24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페루 보수 성향 정치인 게이코 후지모리가 초박빙 대선 결선투표 끝에 당선인으로 공식 선언됐다. 4번째 대권 도전 끝에 승리한 그는 오는 28일 취임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루 선거 당국은 후지모리가 지난달 7일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득표율 50.135%로 좌파 의원 로베르토 산체스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산체스의 득표율은 49.865%였으며, 두 사람 간 표 차이는 전체 1800만 표 가운데 4만 9641표에 불과했다.

후지모리는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새로운 단계의 시작"이라며 "책임감과 겸손, 깊은 의무감으로 이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는 "전환기의 하루하루는 경청하고 대화하며 새 정부 출범을 준비할 기회"라고 전했다.

후지모리는 지난 2021년 대선에선 좌파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에게 약 4만 5000표 차로 패했다. 카스티요는 2022년 의회 해산을 시도한 뒤 탄핵·수감됐으며, 산체스는 그의 정치적 후계자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산체스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 없이 이번 대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후지모리 정부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개표 과정에선 항의 시위를 주도했고, 미주인권위원회에도 이번 선거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후지모리는 수도 리마와 해외 유권자 표에서 우위를 보이며 승기를 잡았다. 반면 산체스는 농촌 지역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고, 국내 투표에선 근소하게 앞섰다. 이번 대선 결과는 페루의 심각한 정치 양극화와 불안정을 다시 드러냈다.

후지모리는 호세 발카사르 임시 대통령의 뒤를 이어 오는 28일 취임한다.

후지모리의 대선 승리는 중남미 우파 흐름을 재확인하는 결과로도 평가된다.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칠레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등 보수 성향 지도자들이 이미 축하 메시지를 보냈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안보·투자·무역 협력 강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장도 후지모리 승리를 반겼다. 무디스는 "후지모리 정부가 정책 연속성을 유지하고 투자 신뢰를 높여 세계 3위 구리 생산국인 페루의 지연된 광산 프로젝트 추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후지모리는 1990~2000년 페루를 통치한 고(故)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다. 알베르토는 마오주의 반군을 진압하고 초인플레이션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인권침해 혐의로 16년간 복역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