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딸' 페루 후지모리, 4수 끝 간신히 대통령 당선
결선 투표 4만 9000표 차 초박빙 당선…개표 지연에 부정선거 시비까지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페루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우파 성향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51·여)가 초박빙 접전 끝에 승리했다. 페루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당선인이다.
AFP통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페루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우파 성향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가 50.13%의 득표율을 기록해 좌파 성향 로베르토 산체스 후보를 누르고 페루 대통령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리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치러진 페루 대선은 개표가 몇 주 동안 지연되는 과정에서 부정선거 논란이 일었다. 경쟁자 산체스 후보는 페루 당국이 후지모리 후보에 유리하도록 해외 투표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관리위원회에 해외 영사관에서 실시된 투표를 모두 무효화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이의 제기된 표를 재검토한 끝에 후지모리는 산체스 후보보다 약 4만 9600표 앞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선거감시단은 선거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평가했다.
후지모리는 인권 유린 혐의로 투옥됐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로, 이번이 네 번째 대선 도전이었다.
아버지 후지모리는 1990년 페루 대통령에 당선돼 1992년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독재자로 집권하다 2000년 탄핵당했다. 당시 자행한 인권유린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23년 사면됐고, 다음 해인 지난 2024년 9월 사망했다.
후지모리는 대선 기간 '질서 있는 페루'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불법 이민자 추방, 범죄자 강경 단속 등 공공 안전을 강조해 왔다.
이번 승리로 후지모리는 페루와 국경을 맞댄 볼리비아·칠레·에콰도르에서 강력 범죄 처벌을 공약한 우파 후보가 당선되는 '블루 타이드'(보수 물결)에 함께하게 됐다.
페루는 2016년 이후 8명의 대통령을 교체하며 극심한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부패 혐의로 탄핵이나 사퇴하는 대통령이 속출하고, 조직범죄가 횡행하면서 사회적 혼란도 계속되고 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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