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송환 직후 지진에 희생"…호텔 묵던 147명 중 12명 생존

트럼프 행정부 이민정책으로 추방 조치

2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지진 피해 건물들의 모습 2026.06.2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에서 추방돼 귀국한 베네수엘라인들이 이번 강진에 휘말려 다수가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마이케티아 공항에 도착한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라과이라 지역의 숙소가 지진으로 붕괴하면서 희생됐다.

28일 이탈리아 경제 전문지 '일 솔레 24 오레'에 따르면 이 사고에서 호텔에 있던 총 147명 중 12명만이 살아남았다. 유가족들은 베네수엘라 당국이 아무런 공식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희생자들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에 따라 송환된 약 145명의 베네수엘라인으로, 대부분 남성이었고 여성 약 20명과 미성년자 7명도 포함돼 있었다. 마이애미발 항공편으로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정부가 마련한 라야나다 보건 호텔로 이동해 행정 절차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러나 호텔은 인근 수십 채의 건물과 함께 붕괴했고, 베네수엘라 당국은 희생자 명단이나 구체적인 사망자 수를 발표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구조대원들과 생존자 12명의 유족 증언만이 유일한 단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오후 6시쯤 베네수엘라 북부를 몇 분 간격으로 강타한 규모 7.2와 7.5의 연속 지진은 베네수엘라에서 한 세기만의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이번 사건은 2026년 1월 미국의 군사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추방된 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이 이어지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 발생했다.

현재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이 이끄는 과도 지도부가 정부를 이끌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에도 대규모 베네수엘라인 송환을 지속해 왔으며, 이번 귀국자 그룹도 그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송환 항공편 중 하나였다.

참사 이후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일부 제재를 중단하고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지원을 긴급 투입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