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연쇄지진·日 쌍태풍·유럽 폭염…전세계 덮친 이상 재난
'39초 차이 연쇄 지진'…베네수엘라 피해 키운 '더블릿'
日열도 덮친 지진·쌍태풍…6월 유럽 덮친 기록적 폭염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세계 곳곳에서 지진과 태풍, 폭염이 잇따르면서 각국의 재난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남미 베네수엘라에선 강진으로 180명 넘게 숨졌고, 일본엔 2개 태풍이 잇따라 접근하면서 강풍 및 폭우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에선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며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선 전날 규모 7.2와 7.5의 강진이 1분도 안 되는 간격으로 잇따라 발생해 최소 188명이 숨졌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현재 200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지진 피해로 152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건물 250채가 파손되거나 무너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두 지진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약 160㎞ 떨어진 지역을 강타했다. 카라카스 공항도 지진 피해를 입어 한때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라과이라주와 카라카스 일대에선 구조대와 주민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며 실종자와 매몰 인원을 찾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도 긴급 지원에 나섰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국제 수색·구조팀의 베네수엘라 파견을 조율하고 있으며, 미국·멕시코·콜롬비아·에콰도르·스페인·프랑스 등도 구조 인력과 장비, 의료 지원에 나섰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을 더블릿 시퀀스(Doublet sequence)로 규정했다. 이는 비슷한 규모의 두 지진이 거의 같은 지역에서 거의 같은 시간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일반적인 본진·여진 패턴과 다르게, 두 번째 지진의 규모가 첫 번째와 비슷하거나 더 클 때 더블릿으로 분류한다.
일본에서도 자연재해에 대한 경계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오전 7시 30분쯤 일본 동북부 이와테현 앞바다에선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아오모리현 하시카미정에선 최대 '진도 6강'의 강한 흔들림이 관측됐다. 일본식 진도계에서 '6강'은 사람이 서 있을 수 없고 기어가지 않으면 움직이기 어려우며, 고정되지 않은 가구 대부분이 움직이거나 넘어질 수 있는 수준을 뜻한다.
일본 당국은 이번 지진에 따른 쓰나미 우려는 없었으며, 원전 이상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오모리·이와테현 일부 지역에선 부상자가 보고됐고, 도호쿠 신칸센 등 일부 열차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
이런 가운데 제7호 태풍 '메칼라'와 8호 태풍 '히고스'가 현재 일본 열도를 향해 북상 중이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7호 태풍은 26일 오전 9시 기준 오키나와 구메지마 북쪽 약 150㎞ 해상에서 시속 20㎞로 북북동진하고 있고, 8호 태풍은 오전 6시 기준 일본 남쪽 해상에서 시속 35㎞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7호 태풍 영향권에 접어든 오키나와에선 이날 나하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137편의 결항이 결정됐다. 지역 내 노선버스와 모노레일도 운행을 중단했으며, 오키나와 본섬의 거의 모든 초·중학교가 휴교했다.
일본 기상청은 27일 오전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동쪽 해상엔 7호 태풍이, 동일본 태평양 연안엔 8호 태풍이 각각 접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일본 당국은 각 지역 주민에게 태풍 접근에 따른 강풍 및 폭우 피해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7호 태풍은 이미 대만에도 영향을 미쳤다. 태풍의 외곽 비구름대가 남부 가오슝과 타이난, 핑둥 일대에 폭우를 뿌리면서 5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3개 지역의 학교·회사가 문을 닫았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타이난에선 침수로 남북 간선철도 일부 구간 운행이 끊겼고, 동부 화롄현에서는 산간 폐색호 붕괴 우려로 주민 200명 가까이가 대피하고 있다.
유럽에선 이른바 '오메가 블록'으로 불리는 기압 배치가 폭염을 가두면서 서유럽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 남서부에선 36.7도가 관측돼 6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고, 스위스 바젤에서도 기온 38도까지 올라 6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도 전날 40.9도를 기록해 6월 최고기온을 새로 쌌다.
폭염 피해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에선 더위를 피하려 물에 들어갔다가 익사한 사람이 최소 48명으로 집계됐고, 차 안에 있던 어린이 3명도 폭염으로 숨졌다. 독일에서도 수영 관련 사고로 20명 넘게 숨졌으며, 이탈리아에선 5명이 온열 질환 관련 사고로 숨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가축 폐사도 잇달아 보고되고 있다.
이에 프랑스에선 1만 3500개 학교가 휴교하거나 특별 일정을 운영했고, 영국에서도 1000개 넘는 학교가 휴교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와 일본의 지진, 일본 태풍, 유럽 폭염 등을 하나의 원인으로 묶긴 어렵다고 본다.
다만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폭염과 강한 폭풍의 위험이 커지면서 인구 밀집 지역이나 기반 시설 취약 지구의 경우 재해·재난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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