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외무, 주요기업 美 추가 제재에 "집단학살 의도" 규탄

"쿠바 국민 돕고 싶다"는 쿠바계 루비오 美국무에는 "위선적" 비난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쿠바에서 추방된 이민자들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쿠바 해방'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04.2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쿠바 정부가 7일(현지시간) 미국의 새로운 제재는 자국에 대한 '집단학살 의도'를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오늘 쿠바를 겨냥해 발표된 추가적인 집단 처벌 조치로 미국 정부는 쿠바 민족에 대한 집단학살 의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이어 "미국의 조치는 세계 다른 정부에 자신의 의지를 강요할 수 있다는 확신에 근거하고 있다"며 "해당 국가의 시민과 기업인들은 미국 정부가 행사하는 불법적인 강압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쿠바와 관련된 개인 1명과 기업 2곳을 상대로 추가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 대상은 쿠바 경제 전반을 장악한 군부 지원 대기업 가에사(GAESA)와 최고경영자(CEO) 아니아 기예르미나 라스트레스 모레라, 그리고 캐나다 광업회사 셰리트 인터내셔널과 쿠바 국영 니켈 회사의 합작사인 모아 니켈(MNSA)이다. 셰리트는 이날 제재 대상이 된 직후 성명을 통해 쿠바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공산주의 정권인 쿠바에 순종적인 친미 정부를 세우고 정치·경제를 개혁하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뒤 쿠바에 대한 베네수엘라와 멕시코산 석유 공급을 차단했다. 이에 쿠바는 전국적 정전 사태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다.

쿠바계 미국인이자 쿠바 정권의 강력한 비판자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 본토에서 불과 145㎞ 떨어진 쿠바에서 쿠바 정권은 나라를 파멸로 몰아넣고 외국 정보, 군사 및 테러 작전의 거점으로 전락시켰다"며 "향후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추가 제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로드리게스 장관은 별도 게시물에서 루비오 장관을 겨냥해 "쿠바 국민을 돕고 싶다고 주장하는 국무장관의 표현은 냉소적이고 위선적이며 거짓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루비오 장관이 "쿠바 국민과 가족들에게 가능한 한 큰 피해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중상모략과 명백한 거짓말, 그리고 듣는 이를 속일 수 있다는 망상에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쿠바에 대한 미국의 침략은 국가 전체를 단죄하고 지배를 위한 인질로 삼는 집단학살 성격의 처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