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압박에 석유 끊긴 쿠바 멈췄다…대학 폐쇄·근무단축·교통 마비
美 석유봉쇄 조치 장기화에 에너지 위기 가속화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쿠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에너지 봉쇄 조치로 석유 재고가 급격히 바닥나면서 국가 기능이 마비될 위기에 빠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쿠바 정부는 연료 부족에 따른 비상 조치를 실시해 대학의 비대면 수업 전환, 근무시간 단축, 대중교통 운행 제한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도시의 경제 활동이 대거 중단되면서 이날 수도 아바나의 거리는 정적이 감돌았다.
간호사 로사 라모스(37)는 대중교통 운행이 줄어들면서 출근을 위해 버스를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라모스는 "나라가 이런 조건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연료 제한 조치가 "많은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앞서 쿠바 정부는 지난 6일 국영 기업의 주 4일 근무제 도입과 연료 판매 제한 등 에너지 위기 대응 긴급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쿠바는 버스·철도 운행을 축소하고 일부 관광 시설도 폐쇄하는 한편, 학교 수업 시간도 단축하고 대학들의 대면 수업 출석 요건도 완화했다. 석유 부족 사태가 심화하면서 쿠바를 오가는 항공기 연료 공급도 중단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베네수엘라의 쿠바 석유 지원을 중단하는 등 경제난으로 붕괴 직전인 쿠바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쿠바에 석유를 판매하는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에너지 봉쇄 고삐를 더욱 당기고 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의 석유 봉쇄 조치를 두고 "잔인한 침략"이라며 "쿠바 인민의 정치적 의지를 꺾기 위한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상황이 어렵고 큰 희생이 요구될 것"이라면서도 쿠바가 원하는 조건이 충족된다면 "대화에 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쿠바와 우호적 관계를 맺으며 석유를 수출해 온 멕시코는 미국의 관세 보복을 피하면서도 쿠바를 지원할 방안을 놓고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쿠바를 계속 지원할 것이며, 석유 선적을 재개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외교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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