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임시정부, 정치범 대상 '사면법' 발표…고문 감옥도 폐쇄
야권 "미국 압박의 결과"…인권 단체들은 환영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베네수엘라 임시정부가 정치범 등 수감자 수백 명을 석방하기 위한 '일반 사면법'을 30일(현지시간) 제안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에서 연설하며 "이 법이 정치적 대립과 폭력, 극단주의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된 지 약 한 달 만에 나온 극적인 조치다.
사면법은 1999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정치적 폭력에 관한 사건들을 포괄한다. 법안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여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긴급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살인과 심각한 인권 침해, 부패, 마약 밀매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선을 그었다.
로드리게스는 이날 국가 탄압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카라카스의 엘 엘리코이데 교도소를 폐쇄한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유엔이 2022년 보고서에서 고문 장소로 지목하게도 했던 이 시설은 앞으로 경찰 가족과 지역 사회를 위한 스포츠 및 문화 센터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에 대해 베네수엘라 야권은 "미국의 압력이 만들어 낸 결과"라며 평가절하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정권의 자발적인 조치가 아니라 미국 정부의 실질적인 압박에 대한 반응"이라면서도 "수감자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권 단체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 베네수엘라 인권 단체 프로페날은 "낙관적인 일"이라면서도 "사면법이 면죄부의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포로페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는 현재 정치범 711명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사면 발표는 마두로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 임시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유화책 중 하나다. 앞서 로드리게스는 석유 산업을 민간 투자에 개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미국은 그 대가로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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