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포스 휘저은 카라카스 상공…철옹성 방공망 무용지물 왜?
中·러 방공무기들로 '다층 방공체계' 구축…美 전자전에 무력화
휴대용 대공미사일 저항도 실종…"군부 방어의지 없었다" 분석도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군사작전 당시 중국과 러시아의 방공 무기로 촘촘히 구성된 베네수엘라 방공망은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무력화됐다.
5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델타포스 등 특수작전 병력을 실은 미군 헬기가 베네수엘라 상공 카라카스 상공을 유유히 비행하는 동안 지대공미사일 발사, 전투기 대응 등 베네수엘라군의 대응이 거의 목격되지 않았다.
'남미의 최강 방공망'이라고 평가받던 베네수엘라 방공망이 '무용지물'로 전락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적대 관계인 베네수엘라는 오래전부터 미국의 침공을 우려해 중국과 러시아제 장비를 대거 들여온 다층 방어 체계를 구축했다. 이중에는 중국제 이동식 장거리 탐지 레이더 JY-27A, 러시아제 장거리 대공방어체계 S-300VM, Su-30 전투기 등이 있었다.
특히 JY-27A 레이더의 경우 240km 떨어진 거리 밖에서도 미군 F-22A 전투기를 탐지해 S-300 미사일을 유도할 수 있는 '스텔스 킬러'라고 홍보된 바 있다.
그러나 미군은 무인기 등 사전 정찰로 입수한 정보 덕에 작전이 시작된 뒤 주요 군사 목표물을 폭격하고 카라카스에 정전을 유발하는 등 방공망을 물리적으로 선제 타격할 수 있었다.
EA-18G 그라울러 등 전자전 자산들의 재밍 공격은 미군 헬기가 베네수엘라 영공에 진입하기 전 중·러가 제공한 방공망을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들고, 군의 대응을 지연시켰다. 이어 토마호크 미사일과 AGM-88 대레이더 미사일을 사용해 목표물을 파괴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무력화된 방공망을 두고 베네수엘라가 최신 장비만을 들여왔을 뿐 경제난으로 레이더와 항공기의 예비부품 마련 등 유지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 뉴스위크에 따르면 쉬쓰젠 대만 국방부 차관은 베네수엘라가 적절한 관리와 지원이 부족했었다며 "장비는 지속해서 유지·보수되고 최신화돼야 한다. 적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 우리도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의회 청문회에서 말했다.
미군의 압도적인 공중우위를 감안해도 베네수엘라군이 휴대용 대공미사일(맨패즈·MANPADS)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은 의문으로 남아 있다. 사전에 무력화된 다른 중·장거리 방공망과 달리 맨패즈는 부피가 작아 은밀한 위치에서 느리게 이동하는 미군 헬기를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과 긴장이 고조되자 베네수엘라가 러시아산 맨패즈 '이글라(IGLA)-S' 5000발 이상이 "마지막 산, 마지막 마을, 마지막 도시까지 배치됐다"고 과시한 바 있다. 그러나 카라카스 공습 당시 미군은 "사실상 자유로운 작전 수행"이 가능한 상태였으며, 헬기 1대가 심각하지 않은 공격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대통령이 뽐낸 대공미사일 운용병 수천명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를 두고 베네수엘라군이 의도적으로 저항을 포기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러시아 기반 군사전문매체 탑워는 "베네수엘라에서는 군부를 포함해 마두로 정권에 모두가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CIA와 다른 미국 정보기관들이 무장 저항을 막기 위해 이들을 회유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톤 게라셴코 전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도 "베네수엘라 군 지도부는 마두로를 위해 싸우고 죽을 의지가 없었다. 미국이 아무런 저항 없이 작전을 수행하도록 의도적으로 허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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