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 석유 접수 선언했지만…"헤라클래스급 어려운 과업"

베네수의 정치적 불안정성 변수…자산 몰수 경험에 투자 주저
낮은 유가로 석유 기업들의 투자 요인 부족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가 오리노코 벨트 모리찰 인근 모나가스 주에서 운영하는 유정의 시추 장비. 2015년 4월 16일 촬영한 사진이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 및 호송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장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여전한 정치적 불안정과 낮은 유가 등으로 인해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통해 이익을 얻기는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아내를 체포해 호송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의 거대 석유 기업들을 투입할 것"이라며 "이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심각하게 파괴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하고, 그 나라(베네수엘라)를 위해 돈을 벌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하에서 엄청난 양의 부를 끌어올릴 것"이라며 "미국은 그 수익의 일부를 그 나라가 우리에게 끼친 피해에 대한 보상 형태로 보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 내 석유 매장량이 3000억 배럴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세계 최대 매장량이다. 현재 베네수엘라에 남아있는 미국 석유 기업은 셰브론이 유일하다. 올해 베네수엘라의 일일 산유량은 약 90만 배럴로 그중 약 3분의 1은 셰브론이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로 다시 몰려들게 만드는 것은 엄청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먼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이유로 꼽힌다. 베네수엘라는 1970년대와 2000년대 석유 자산을 몰수한 바 있어 석유 기업들이 상황을 평가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석유 기업인 코노코필립스와 엑손모빌도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자산을 국유화하자 2007년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한 바 있다.

오로라 매크로 스트레티지스의 호세 이그나시오 에르난데스는 "석유 기업들은 언제나 석유를 원하고 베네수엘라는 그것을 많이 갖고 있다"면서도 "그들은 정치적 안정을 필요로 하고, 이는 단순히 마두로를 제거하는 것 이상을 요구한다. 상황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오를란도 오초아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의 연구원도 마두로의 권위주의 통치 아래 수만 명의 숙련 인력이 나라를 떠난 뒤 사실상 죽어버린 에너지 산업을 되살리는 일은 '헤라클레스급 과업'이라고 평가했다.

오초아는 "미국이 해야 할 일은 일종의 마셜 플랜을 실행하는 것"이라며 "이는 단순히 석유와 가스 부문에 들어가 원유를 뽑아내는 것 이상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추가 석유 공급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다는 점도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WSJ는 전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아래에서 정체되어 있고, 올해도 공급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투자할 요인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셰브론의 중남미·아프리카 사업을 이끌었던 알리 모시리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한 가지 요인은 유가"라며 "현재 환경에서 투자를 한다면, 미국 퍼미안 분지에 할 것인가, 아니면 베네수엘라에 할 것인가. 이는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