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에서 독재자로…마두로 생포로 '27년 차비스모' 몰락 기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신기림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30여년간 베네수엘라 좌파 통치를 이끌어 온 '차베스주의 체제'가 미국의 야간 군사작전으로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한때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서 사회 계획을 이끌 실용가로 주목받았던 버스기사 출신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63)은 경제 붕괴와 인권 탄압, 부정선거 논란 속에서도 정권을 유지해 왔지만 결국 미국에 의해 체포되면서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버스기사 출신…차베스 후계자로 등장

노동계급 가정에서 태어난 마두로는 1990년대 초까지 버스 운전사로 일했다. 그가 정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것은 1992년 우고 차베스 당시 육군 장교가 주도한 쿠데타 시도 이후 차베스를 적극 지지하면서다.

포퓰리스트이자 강력한 반미 지도자인 차베스는 '차비스모'(Chavismo)라 불리는 독자적 정치 노선을 내세웠다. 그는 석유 산업 국유화와 국가 주도의 재분배 정책을 통해 빈곤층 지원과 사회복지 확대를 추진했다.

마두로는 차베스 석방 운동에 참여했고 1998년 차베스가 대선에서 승리한 뒤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국회의장과 외무장관을 역임하며 석유 자금을 활용한 대외 지원정책으로 국제적 우군 확보에 나섰다.

차베스는 마두로를 공식 후계자로 지명했고 2013년 차베스 사망 직후 치러진 대선에서 마두로는 근소한 표 차이로 승리하며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그러나 집권 이후 베네수엘라는 초인플레이션과 물자 부족, 치안 불안에 시달리며 경제가 붕괴 수준으로 추락했다. 2012~2020년 국내총생산(GDP)은 70% 이상 감소했고 물가상승률은 13만%를 돌파했다.

시위 강경 진압·반대파 탄압…美 공습에 몰락 수순

생활고로 인한 대규모 시위가 잇따랐고, 마두로 정부는 강경 진압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100명 이상이 숨졌고, 수백만 명이 해외로 탈출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반인도범죄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는 마두로 정권을 상대로 강력한 제재를 부과했다. 미국은 2020년 마두로를 부패 및 마약 범죄 연루 혐의로 기소했다. 마두로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진압은 2018년 대선 정국까지 이어졌다. 야권은 일부 유력 후보들이 출마 금지되자 선거를 보이콧했지만 마두로는 재선에 성공했다. 미국을 비롯한 50여 개국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마두로가 고위 관료 중심의 마약 조직 '태양의 카르텔'을 지휘하며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과 나르코테러 음모를 꾸몄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2020년 뉴욕 남부연방검찰은 마두로를 코카인 수입 음모, 나르코테러, 기관총 불법 소지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논란 속에서도 그는 2024년 대선에서 또다시 승리를 선언하고 2025년 1월 세 번째 임기에 취임했다. 당시 민주 야권 지도자였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의 피선거권을 박탈해 국제 감시단과 야권으로부터 '부정 선거'라는 비판을 받았으나 결과에 항의한 수천 명이 구금됐다. 마차도는 2025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재임하면서 퇴진 압박이 거세졌고 이날 미국의 대규모 공습으로 체포되면서 결국 미국 법정에 서게 됐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