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하원 '쿠데타 前대통령 감형안' 가결…룰라 "거부권"

의회, 대통령 거부권 무력화 가능…발효 땐 보우소나루 형량 27년→2년

8월 14일(현지시간) 가택 연금 중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브라질리아의 자택에서 팔짱을 끼고 서 있다. 2025.08.14.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브라질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쿠데타 모의 혐의 등으로 복역 중인 자이르 보우소나루(70) 전 대통령 감형을 위한 법안이 통과됐다.

17알(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의 형량 산정 방식을 변경하는 이번 법안이 이날 브라질 상원에서 48대 25로 가결됐다.

앞서 지난 10일 여소야대 지형의 브라질 하원에서 법안이 가결된 데 이어 여야 세력이 비슷한 상원에서도 예상 밖으로 법안이 빠르게 통과됐다.

중도 성향의 레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원은 이번 표결을 "촌극"이라고 맹비난하며 회의장을 퇴장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 측이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이번 표결을 눈감아 주는 거래를 했다고 주장했다.

친미 성향의 우파 정치인 보우소나루는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 패한 이후 군사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지난달 징역 27년 3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특정 범죄에 대한 형량 계산 방식을 바꾸는 내용을 담은 이번 개정안이 발효되면 복역 기간은 2년 4개월로 대폭 줄어든다.

또 지난 2023년 1월 8일 룰라 대통령 취임 직후 브라질리아 정부 청사 공격 사건으로 투옥된 보우소나루 지지자 약 100명도 석방될 수 있다.

이 법안은 이제 룰라 대통령에게 넘어간다. 룰라 대통령은 "자신의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이미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종 결정권은 의회에 있어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