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엄포에도…"베네수 항구에서 '유령 유조선' 2척 원유 적재"
제재 유조선 나포 이틀 만에 포착…"베네수 원유 수출 차단 쉽지 않다"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두 척의 '유령 유조선'이 원유를 적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한 해운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유조선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통제하는 호세 항구에서 베네수엘라산 중질유인 메레이 16 원유 약 400만 배럴을 적재할 예정이다. 이들 선박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원유 출처를 위장하고 있으며 크래그(Crag)와 갤럭시 3(Galaxy 3)이라는 가명을 쓰고 아시아로 운항하고 있다.
위성사진에서도 호세 항구에 두 척의 대형 유조선과 미국 석유기업 셰브론이 용선한 아프라막스급 '나브 뉴트리노'가 동시에 정박한 모습이 확인됐다. 셰브론은 현재 베네수엘라 원유를 선적할 수 있는 미국 재무부의 공식 면허를 가진 유일한 민간 기업이다.
유령 유조선은 보통 항구 정박 시 선박명 위에 천 조각을 덮는 방식으로 실제 신원을 숨기는 것으로 알려져 제재 대상 여부의 확인이 어렵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운송하던 유조선 '스키퍼'를 나포한 지 불과 이틀 만에 포착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자금원을 차단해 그를 권좌에서 몰아내기 위한 광범위한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유령 유조선이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출 차단 시도가 직면한 어려움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해운 보고서와 선박 이동 추적 자료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이달 들어 하루 평균 88만 배럴 가까운 원유를 선적했으며, 이는 지난달 58만 6000배럴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향후 문제는 유령 유조선들이 베네수엘라 해역을 벗어난 뒤 미국의 압류 위험을 감수할지 여부다. 트럼프 행정부는 스키퍼에 이어 유조선을 더 많이 나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제재 대상 선박들이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석유를 싣고 바다를 항해하는 걸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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