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연금 중 굴 파고 탈출' 중국인 펜타닐 거물, 쿠바서 체포

아시아-중남미 펜타닐 네트워크 '연결고리' 역할
'체포영장 발부' 美로 송환 전망

지난 5월 12일 멕시코 게레로주 아카풀코 이카코스에 있는 군사 기지에서 게레로주 해안에서 압수한 1.3톤의 코카인 패키지를 지키는 해군 장병들이 나와 있다. 2025.05.12.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지난 7월 멕시코에서 가택연금 중 탈출한 중국인 '펜타닐 거물' 장즈둥 씨가 쿠바에서 체포됐다고 멕시코 당국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 멕시코뉴스데일리에 따르면 멕시코 당국은 쿠바로부터 장 씨의 체포 사실을 통보받았다. 그는 러시아 입국이 거부된 뒤 위조 여권을 가지고 쿠바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체포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왕 형제', '엘 치노'라는 별명으로 불려온 장 씨는 펜타닐 등에 쓰이는 전구체 화학물질 공급책인 중국 범죄조직과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연결고리'로 활동해 왔다. 미국 정부가 해외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한 멕시코의 시날로아 카르텔 등의 핵심 조력자다.

그는 지난해 10월 말 멕시코시티의 쿠아히말파에서 체포됐다. 당시 멕시코 정부는 장 씨를 "중국에서 중미, 남미, 유럽 및 미국으로 펜타닐을 운송하기 위해 다른 카르텔과 연결망을 구축하는" 책임자라고 언급했다.

체포 후 장 씨는 멕시코시티 틀랄판의 한 사유지에서 가택연금 상태에 놓였다가 지난 7월 11일 3명의 도움을 받아 근처 사유지로 연결되는 지하 터널을 통해 탈출했다.

탈출극은 과거 2015년 마약 카르텔 시날로아의 보스 호아킨 구스만이 교도소에서 1.5㎞ 길이의 터널을 통해 도망친 사건과 비견됐다고 멕시코뉴스데일리는 전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그에게 아무 근거 없이 가택연금이 허가됐다"며 가택연금을 허용한 판사를 비판한 바 있다.

장 씨는 2022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방 법원으로부터 마약 밀매 및 최소 2000만 달러(약 290억 원)의 돈세탁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엘파이스는 멕시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멕시코는 쿠바 당국이 심문을 마치는 대로 장 씨를 인계받아 즉시 미국으로 추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