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등교시키던 판사 총격 사망…마약에 치안 무너진 에콰도르

국가대표 지낸 축구선수도 총격 부상

에콰도르에서 한 판사가 16일(현지시간) 자녀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던 길에 살해당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에콰도르 매체 비스타소)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남미 에콰도르에서 한 판사가 16일(현지시간) 자녀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던 길에 살해당했다.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축구선수도 훈련 중에 총상을 입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 마나비주의 해안 마을 몬테크리스티에서 마르코스 멘도사 판사가 이날 오전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해당 마을은 마약 카르텔이 들끓은 지역으로 악명높다.

경찰 예비 조사 결과, 무장한 용의자는 오토바이를 탄 채 멘도사 판사를 가로막고 총격을 가했다. 멘도사 판사는 법무부에서 수사 중인 자금세탁 혐의 사건에 연루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오바니 나란호 마나비주 경찰서장은 미국이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갱단 '로스 초네로스'가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국제인권감시기구는 2022년 이후 에콰도르에서 최소 15명의 판·검사가 살해당했다고 보도했다.

여러 라틴 에메리카 클럽과 국가대표팀에서 뛰었던 에콰도르 축구 선수 브라이언 앙굴로도 이날 훈련 중 발에 총격을 당했다.

경찰은 앙굴로에게 총을 발사한 용의자 2명을 붙잡하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앙굴로가 소속된 리가 데 포르토비에호는 라이벌 부오스 울브르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위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엔은 에콰도르에서 약 1조 7000억 달러(약 2400조 원)의 수익을 올리는 승부조작 마피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추정했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은 2부 리그 팀이 주로 표적이 된다.

에콰도르는 한때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로 분류됐으나 근래 몇 년 동안 폭력 사태가 급증했다. 국가조직범죄감시기구는 올해 상반기 에콰도르의 살인 사건이 지난해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위치해 마약의 주요 운송 허브가 됐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