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대통령, 트럼프에 "직접 대화" 서한…첫 '마약선' 타격 직후
그레넬 특사 통할 것 제안…"채널 완벽하게 작동"
마약 밀매 연루, 불법 이민자 송환 거부 의혹 부인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직접 대화하자고 제안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마약선'이라고 주장하는 선박을 첫 번째로 공격한 직후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의 관계를 더럽힌 허위 사실들을 함께 극복하고 역사적이고 평화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적었다.
특히 "이와 다른 사안들에 대한 언론 소음과 가짜 뉴스는 언제나 귀하의 특사(리처드 그레넬)와의 직접적이고 솔직한 대화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가 불법 이민자 송환을 거부한다는 의혹도 그레넬 특사가 신속히 해결했다며 "지금까지 이 채널은 완벽히 작동해 왔다"고도 밝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불법 이민자들을 이송하는 주 2회 송환 항공편은 미국의 타격 이후에도 중단되지 않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마약 밀매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부인했다.
콜롬비아에서 생산된 마약의 5%만 베네수엘라를 통해 선적되고, 이 중 70%는 베네수엘라 당국이 무력화·파괴했다는 것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는 자국을 겨냥한 가장 극악한 허위 정보 조작으로, 대륙 전체에 치명적 피해를 끼칠 무력 충돌 격상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해당 서한은 9월 6일 자로 같은 날 중간자를 통해 전달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마약 밀매 조직 '트렌 데 아라과'와 연계됐다고 주장하는 선박을 공격해 11명을 사살한 지 나흘 뒤에 작성된 것이다.
백악관 복귀 직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미국 내 마약 유통의 주요 거점 중 하나로 지목했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해 마약 밀매와 범죄 조직 연루 등 혐의로 내건 현상금은 5000만 달러(약 700억 원)로 올렸다.
최근 미 해군은 남 카리브해에 군함과 핵 추진 잠수함, 전투기를 배치하는 등 전력을 증강해 왔다. 미군은 지난 2일과 15일, 19일 세 차례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마약을 운송 중이었다'고 주장한 선박을 공격해 모두 17명을 사살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베네수엘라가 불법 이민자 송환을 거부한다면 '헤아릴 수 없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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