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원조 삭감에 국제 질서 심각한 위기 처했다"
주요 삭감국 미국 언급하지 않고 트럼프 연설 예정 발언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 각국의 원조 예산 삭감이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현재의 국제 질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개막연설을 통해 "개발 원조 삭감은 많은 이들에게 사형 선고와 같다. 더 많은 이들의 미래를 앗아가는 행위"라고 말했다.
주요 삭감국인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곧 연설을 앞두고 있다고 구테흐스 총장은 밝혔다.
그는 "지금 시대의 역설은 우리가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생명줄을 스스로 끊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구테흐스 총장은 세계 곳곳의 위기가 악화되고 있으며, 핵 확산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너무 많은 위기가 방치되고 있다. 책임은 사라지고, 무법은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 혼란을 부르고, 테러를 가속화하며, 핵 무기 확산의 위험을 키운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캄보디아와 태국 간의 휴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의 합의(미국 중재)를 언급하며 희망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평화의 기둥들이 책임 회피, 불평등, 무관심의 무게에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권 국가가 침략당하고, 굶주림이 무기화되고, 진실은 침묵당하고 있다. 폭격당한 도시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분열된 사회에서 분노가 치솟고, 해안선은 바다에 잠기고 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국가들이 마치 규칙이 자신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인간이 인간 이하로 취급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단에서는 "민간인이 학살당하고, 굶주리고, 침묵당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가자지구에서는 "끔찍한 상황이 3년을 향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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