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국채금리 연일 급등…블룸버그가 짚은 10대 상승 요인

강한 美성장·고유가에 금리인상 압력…AI 투자·재정적자로 채권 공급 홍수
日 엔캐리 청산·국채 매수주체 변화까지…"글로벌 저축과잉 시대도 끝"

뉴욕증권거래소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글로벌 국채 금리가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예상보다 강한 경제 성장뿐 아니라 인공지능(AI) 투자 붐과 정부 부채 증가, 글로벌 자금 흐름의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채권시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글로벌 국채 매도세를 촉발한 원인을 10가지로 정리했다. 블룸버그 글로벌 국채 총수익지수의 평균 금리는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글로벌 채권은 올해 2.7% 하락했다. 반면 주식은 13% 상승했다.

강한 성장·고유가·금리인상…인플레가 첫 번째 축

첫 번째 묶음은 견조한 경제 성장과 원자재 가격 상승,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다.

미국 경제는 높은 차입비용과 이란 전쟁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국 제조업 지표도 수년 만의 강한 수준이다. 경기 호조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투자자들이 채권보다 주식을 선호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미·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충격도 가세했다.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126.41달러까지 치솟았고 최근 폭염에 식품 가격도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금리를 인상했으며 호주와 일본 중앙은행도 긴축에 나섰다. 시장은 영국과 캐나다, 유럽에서도 향후 수개월 동안 금리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AI·재정적자·국방비…너무 많은 돈을 빌린다

두 번째 축은 AI 투자와 재정적자, 국방비 확대에 따른 막대한 자금 수요다.

AI 인프라 경쟁에 뛰어든 기업들은 올해 기술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4000억달러가 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기업과 정부가 동시에 투자자 자금을 놓고 경쟁하면서 국채도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부의 차입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 국가부채는 최근 처음으로 40조달러를 넘어섰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올해 총차입 규모는 18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각국의 재무장으로 국방비까지 늘고 있다. 미국의 2026회계연도 국방예산은 사상 처음 1조달러를 기록했다. 결국 국채와 회사채 공급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금리를 밀어 올리는 구조다.

일본·무역전쟁·매수자 변화…'싼 돈'의 구조도 깨졌다

마지막은 일본발 자금 이동과 무역갈등, 미 국채 매수주체 변화, 글로벌 저축과잉의 소멸이다.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일본이 미 국채 등 해외채권을 매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일본 금리 상승으로 엔화를 빌려 해외 채권에 투자했던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는 것도 글로벌 채권 매도 압력을 키우고 있다. 일본의 해외 증권 보유액은 8월 한 달 동안 사상 최대인 878억달러 감소했다.

무역갈등에 따른 관세 인상도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정학적 분절이 심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으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국채를 누가 사느냐도 달라졌다. 연준과 외국 중앙은행의 비중이 줄고 헤지펀드 등 가격에 민감한 민간 투자자 비중이 커졌다. 여기에 금융위기 이후 수십 년간 금리를 억눌렀던 '글로벌 저축과잉'도 약해졌다. 정부와 기업은 과거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는 반면 이를 낮은 금리에 공급해줄 자금은 줄어든 셈이다.

블룸버그는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채 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경계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악사그룹의 질 모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요 금리 수준을 이미 넘어섰지만 장기금리가 아직 스스로 안정될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