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IPO 미루고 300억달러 조달…기업가치 1.4조달러
상장 대신 사모시장서 AI 투자 실탄 확보…닷츠 앞세워 기업시장 공략
앤트로픽은 2조달러 몸값으로 IPO 추진…AI 양강 엇갈린 자금전략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기업공개(IPO)를 미루고 최소 300억달러(약 41조원)의 신규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 경쟁사 앤트로픽이 기업가치 2조달러 이상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는 것과 달리, 오픈AI는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면서 사모시장에서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길을 택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픈AI는 투자자들과 최소 3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을 논의하고 있다. 신규 투자금을 제외한 기업가치는 약 1조4000억달러를 목표로 한다. 협상은 초기 단계여서 조건은 바뀔 수 있다.
이번 자금 조달은 오픈AI가 IPO를 서두르는 대신 상장 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성격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궁극적으로 상장을 원하지만 올해는 IPO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픈AI가 IPO를 서두르지 않는 것은 비상장 상태에서도 필요한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모 자금 조달은 소수 기관투자자 등에게 비상장 주식을 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상장 이후 뒤따르는 정기적인 공시와 주가 및 단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압박도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다.
올트먼도 AI 능력이 새로운 수준으로 높아지고 안전 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신규 상장기업이라는 압박 없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IPO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오픈AI는 지난 3월 투자금을 포함해 852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1220억달러를 조달했다. 이번에 1조4000억달러의 기업가치로 300억달러 이상을 추가로 끌어모을 경우 당장 공개시장에 나서지 않고도 대규모 AI 투자를 이어갈 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배경에는 치열해지는 AI 개발 경쟁이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오픈AI는 AI 데이터센터에 수백억달러를 투입하는 한편 앤트로픽과 메타 등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빠른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오픈AI는 2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에서 사용자의 목표를 스스로 추적하며 여러 애플리케이션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상시형 AI 에이전트 '닷츠(Dots)'를 공개했다. 챗봇을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용 AI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닷츠는 슬랙과 팀즈를 통해 지시를 받을 수 있으며, 오픈AI의 코덱스와 챗GPT 워크를 활용해 조사와 데이터 분석, 문서 작성,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수행한다. 오픈AI는 닷츠가 4000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과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확대와 함께 매출도 빠르게 늘면서 오픈AI가 사모시장에서 더 높은 기업가치를 요구할 기반도 커지고 있다.
경쟁사 앤트로픽은 공개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로이터가 입수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IPO에서 2조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해 약 4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도 80억달러를 넘어섰다. 향후 클라우드와 컴퓨팅 인프라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IPO를 통해 사모시장보다 훨씬 넓은 투자자 기반에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AI 선두권 기업인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천문학적인 투자비를 마련해야 한다는 같은 과제를 놓고 서로 다른 길을 택하고 있다. 오픈AI는 비상장 상태에서 사모시장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반면, 앤트로픽은 2조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내걸고 공개시장에서 대규모 자본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의 자금 조달 방식은 AI 기업들이 급증하는 컴퓨팅 비용을 감당하면서 현재의 높은 기업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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