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AI 비용 절감 나섰다…저렴한 '中 오픈웨이트' 모델 급부상

AT&T, AI 업무 40% 오픈모델 사용…"1년 내 70%로 확대"
AI개발 플랫폼 버셀 처리량 비중 7%→56% 급증…딥시크 등 中업체 시장 주도

딥시크 로고 . 2026.4.2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기업들이 오픈AI와 앤트로픽의 고가 인공지능(AI) 모델 대신 저렴한 '오픈웨이트'(open-weight) 모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업들의 AI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모델 성능이 빠르게 개선된 데 따른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FT가 인용한 리서치업체 알파센스 분석에 따르면 기업 실적 발표와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경영진이 '오픈웨이트' 또는 '오픈소스' 모델을 언급한 횟수는 지난 8~9월 전년 동기보다 6배 급증했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AI의 작동을 결정하는 매개변수(가중치)를 공개해 기업이 직접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구동하거나 필요에 맞게 미세조정할 수 있도록 한 모델이다.

오픈AI의 챗GPT나 앤트로픽의 클로드처럼 모델 개발업체에 사용량에 따른 비용을 계속 지불하는 대신 자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대규모 AI를 운용하는 기업일수록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실제 사용량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AI 개발 플랫폼 버셀(Vercel)의 'AI 게이트웨이'를 통해 처리된 전체 토큰 가운데 오픈웨이트 모델의 비중은 지난해 12월 7%에서 올해 8월 56%로 뛰었다. 또 다른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서도 토큰 처리량 상위권을 중국 업체들의 오픈웨이트 모델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오픈웨이트 시장에서는 딥시크와 즈푸AI 등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 미스트랄과 미국 엔비디아, 리플렉션AI, 싱킹머신스랩 등도 비슷한 방식의 모델을 내놓고 있지만 현재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AT&T "40%→70%…비용이 가장 중요"

오픈웨이트 도입은 기술업계를 넘어 통신·금융·물류·제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AT&T는 현재 AI 업무의 약 40%를 오픈 모델로 처리하고 있으며, 앞으로 1년 안에 그 비중을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AT&T는 하루 450억개의 토큰을 처리하는 만큼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오픈 모델을 미세조정하면 특정 업무에서는 폐쇄형 모델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트앱 틴더도 비용 부담 때문에 일부 업무를 오픈웨이트 모델로 옮기고 있다. 틴더의 AI 관련 연간 지출 속도는 지난 1월 약 100만달러에서 7월 1000만달러로 10배 불어났다.

비용뿐 아니라 보안도 오픈웨이트 모델을 선택하는 이유로 꼽힌다. 기업 내부 인프라에서 모델을 운영하면 고객 정보나 민감한 사내 데이터를 외부 AI 업체에 보내지 않고 처리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오픈AI와 앤트로픽에도 새로운 경쟁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기업 AI 지출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두 회사의 최첨단 모델에 집중돼 있지만, 저렴한 오픈웨이트 모델의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기업들이 고가 모델을 사용할 필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복잡한 업무에는 고성능 모델을 쓰고 반복적인 대규모 업무에는 저렴한 오픈웨이트 모델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AI 비용을 줄이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