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들락 "다음 美침체시 금리 못내리고 국채도 위험…재정위기 온다"
"재정적자 GDP 12%·이자비용 연 3조달러 가능…장기금리 오히려 급등"
10년물 5% 시대에 '채권=침체 헤지' 공식 흔들…6.5% 땐 연준개입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미국 경기침체는 재정위기를 촉발해 장기 국채금리가 오히려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가 나빠지면 안전자산인 국채의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떨어진다는 오랜 시장 공식이 미국의 막대한 부채 때문에 깨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건들락은 뉴욕에서 열린 행사에서 "경기침체가 오면 재정 상황에 엄청난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2%까지 쉽게 늘어나고 연간 이자비용은 아마 3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통상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투자자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국채로 이동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리면서 장기 국채금리도 하락한다. 그러나 건들락은 다음 침체에서는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 부담이 부각되면서 정반대로 장기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우리는 거꾸로 된 세상에 있다"며 "다음 경기침체에서는 장기금리가 올라갈 것이며, 침체가 불러올 부채 위기 때문에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들락의 전망은 극단적인 시나리오지만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 손실을 완충해온 채권의 분산투자 효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최근 경제 충격은 물가를 끌어올리는 성격이 강해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는 경우가 나타났다. 다음 경기침체 역시 인플레이션을 동반한다면 연준이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할 여지도 제한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건들락은 2020년 이후 금과 구리, 국채금리 등의 전통적인 시장 상관관계가 무너진 것을 장기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새로운 체제로 전환됐다는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더블라인은 추가적인 금리 상승에 대비해 듀레이션이 짧은 자산에 집중하고 있다. 건들락은 1년 전보다 장기채에 대해 "조금 덜 부정적"이 됐지만 궁극적으로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건들락은 장기금리 상승이 계속되면 미 정부와 연준이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비전통적인 정책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했다.
대표적으로 연준이 단기금리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장기 국채를 사들여 장기금리를 억제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다시 시행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장기금리가 약 6.5%에 도달하면 이런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더 극단적으로는 미 국채의 이자 지급액을 낮추는 채무 재조정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기존 국채 가운데 표면금리가 1%를 넘는 채권의 이자를 일괄적으로 1%로 낮추면 정부의 이자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건들락 자신도 이 경우 "모든 투자자가 분노할 것이고 다시는 미국에 돈을 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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