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소폭 하락…사우디, 호르무즈 우회 수출 늘려 공급불안 완화
사우디 송유관 피격 충격 일부 상쇄…오만 인근서 선박 간 환적 확대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17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드론 공격으로 동서횡단 송유관이 폐쇄되자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원유 수출을 늘리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CNBC에 따르면 이날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1.01달러 내린 배럴당 104.82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2센트 하락한 101.9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이번 주 들어 약 2%, 이달 들어서는 18% 넘게 상승한 상태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는 아시아 정유업체에 공급할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 밖 오만 소하르항 인근에서 선박 간 환적(STS·ship-to-ship) 방식으로 추가 공급하고 있다.
소형 유조선이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뒤 해협 밖에서 대기 중인 대형 유조선으로 옮겨 싣는 방식이다. 대형 유조선이 이란의 공격 위험을 감수하며 걸프만 안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어 수송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원자재 분석업체 케이플러의 맷 스미스 원자재 리서치 디렉터는 이달 들어 사우디의 걸프만 항구 원유 선적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오만만에서 이뤄지는 선박 간 환적 물량도 지난달 하루 150만배럴에서 현재 270만배럴로 늘었다. 다만 이 물량 가운데 사우디나 다른 걸프 국가들이 각각 얼마나 차지하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사우디가 미군의 지원을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을 늘리는 데 "신속하게 대응했다"고 밝혔다.
사우디가 호르무즈 수출을 늘린 것은 핵심 수출로인 동서횡단 송유관(East-West Pipeline)이 지난주 말 이라크에서 발사된 드론 공격으로 손상됐기 때문이다.
이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에서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원유를 운송한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을 공격하면서 얀부항은 사우디 원유의 핵심 우회 수출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송유관 가동이 중단되면서 사우디는 이번 주 얀부항의 원유 선적을 중단하고 유럽 고객에 예정됐던 일부 물량도 취소했다.
미 에너지부는 송유관 가동 중단이 수일에 그칠 "짧고 일시적인 차질"이라고 밝혔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복구에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피단에너지는 송유관 가동 중단으로 사우디의 9월 원유 수출이 하루 약 4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얀부항의 수출 감소분 가운데 일부는 호르무즈를 통한 추가 수출로 상쇄될 것으로 전망했다.
라피단은 "송유관 가동 중단이 9월을 넘어가거나 이란과 후티 반군 또는 다른 대리세력이 공격을 확대할 경우 더 큰 공급 차질이 발생할 위험이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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