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10년물 여전히 5%…시장, AI투자·강한 경제로 시선 돌려
2년물 4.74%로 2024년 이후 최고…장기물은 상대적 안정
워시 "AI 투자 자금조달로 자본 경쟁…강한 경제·지정학도 장기금리 압박"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다시 5%를 넘어섰지만 시장이 높은 장기금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졌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물가 대응에 대한 의구심은 이번 금리 인상 이후 후퇴하고 신뢰는 개선됐다.
하지만 강한 미국 경제와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자금조달 경쟁, 지정학적 불안 등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다른 압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7bp(1bp=0.01%포인트) 넘게 올라 4.74%를 기록했다. 2024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반면 장기물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10년물 금리는 약 2bp 오른 5.01%대로 올라섰고 30년물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2년물과 30년물의 금리 차는 8bp 좁아져 2025년 3월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단기물에 강하게 반영된 반면 장기물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를 시장이 워시의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이전보다 신뢰하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했다.
제프리 로젠버그 블랙록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회의는 워시에게 신뢰성의 시험대였다"며 시장이 이번 결정을 워시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에서 물가를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려는 연준 정책이 경제에 미칠 영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프리야 미스라 JP모건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말했다.
연준에 대한 신뢰가 개선됐다고 해서 장기금리까지 떨어진 것은 아니다. 10년물 금리는 FOMC 이후 다시 5%를 넘어섰다.
워시는 장기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밀어올리는 배경으로 강한 미국 경제와 급증하는 자본투자, 지정학적 불안을 꼽았다. 특히 AI와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선 대형 기술기업들의 자금조달이 금융시장에서 자본을 둘러싼 경쟁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워시는 "자본지출의 급증은 현실"이라며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자본을 둘러싼 경쟁도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AI 인프라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빅테크 기업들이 회사채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서 미 국채와 투자자금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는 의미다.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 장기금리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한 미국 경제도 장기금리를 떠받치는 요인이다. 경제 성장세가 견조할수록 자금 수요가 늘고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커진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최근 장기금리 상승이 AI·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대규모 투자와 강한 미국 경제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워시는 여기에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불안도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중동 분쟁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물가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워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불신이나 40조 달러를 넘어선 미국 국가부채 문제는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시장불신이나 국가부채와 같은 요인들을 워시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신 워시는 강한 경제와 AI 투자에 따른 자금 수요, 지정학적 불안을 장기금리 상승 배경으로 꼽았다. 연준의 물가 대응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는데도 10년물 금리가 5%를 웃돈 시장 움직임과도 맞닿아 있는 설명이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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