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3년2개월 만에 금리 인상…워시 "인플레 너무 높다"(종합)

0.25%p 올려 3.75~4.00%…7월 9대3 분열서 이번엔 만장일치
연내 한 차례 더 인상 시사·…美10년물 다시 5% 돌파, 다우 1%↓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16.ⓒ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며 3년 2개월 만에 긴축을 재개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해진 반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고 최근 물가 흐름도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연준은 올해 안에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에서 3.75~4.00%로 0.25%p 인상한다고 밝혔다.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다.

이번 결정은 FOMC 투표권자 12명 전원의 찬성으로 이뤄졌다. 지난 7월 FOMC가 9대3으로 금리를 동결한 것과 대조된다. 당시 3명의 위원은 0.25%p 인상을 주장하며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다.

워시 "경제 강해지고 물가 개선 미흡"…만장일치 인상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오늘의 정책 조치는 위원회의 2% 목표로 보다 적시에 복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지출은 회복력을 유지하고 생산성 증가세가 강하며 자본투자도 견조하다고 진단했다. 고용 증가도 노동력 증가에 보조를 맞추고 실업률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워시는 기자회견에서 "분명한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올여름 물가지표를 봐도 기조적인 추세가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7월 회의 이후 판단이 달라진 배경으로 경제의 강화, 인플레이션 개선 부족, 지정학적 위험 확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워시는 지난 7주 동안 노동시장을 포함한 광범위한 지표에서 경제가 강해졌다는 판단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름철 인플레이션 추세는 자신이 제시했던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고 이를 뒤집을 만한 정보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상황에 대한 판단도 달라졌다며 "이 세 가지 모두가 오늘의 확고한 만장일치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워시는 현재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금리 인상을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도 내비쳤다. 그는 미국 경제가 대체로 완전고용에 부합하는 상태라며 "기조적인 성장률은 높아졌고 인플레이션이 문제"라고 말했다.

연내 한 차례 더 인상 시사…내년은 동결 전망, 중간값 4.1%

연준이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는 이전보다 높은 금리 경로가 제시됐다.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4.1%로 지난 6월의 3.8%에서 높아졌다. 이날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3.75~4.00%가 된 점을 감안하면 연내 0.25%p 추가 인상을 시사한다.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 중앙값도 4.1%로 6월의 3.6%보다 0.5%p 높아졌다. 중앙값 기준으로는 올해 한 차례 더 인상한 뒤 2027년에는 추가 인상이나 인하 없이 금리를 유지하는 경로다.

2028년 말 금리 전망은 3.9%, 2029년은 3.6%로 제시됐다. 장기 금리 전망은 3.2%였다.

다만 개별 위원들의 내년 금리전망은 엇갈렸다. FOMC 참가자 18명 가운데 10명은 2027년 말 금리가 올해 말과 같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고, 8명은 내년에 0.25%p 한 차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추가 인상을 예상하지 않는 위원이 근소하게 더 많아 중간값이 4.1%로 유지된 것이다.

이는 금융시장이 반영하는 금리 경로보다 완만하다.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인상 이후 2027년 9월까지 0.25%p씩 세 차례의 추가 인상을 가격에 반영했다. 이 가운데 한 차례는 연내, 나머지 두 차례는 내년에 이뤄지는 경로다.

성장률 올리고 실업률 낮춰…물가 전망은 3.7%로 상향

경제 전망에서도 연준의 고민이 드러났다. 성장과 고용은 예상보다 강하지만 물가 역시 이전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6월 2.2%에서 2.3%로 상향됐다. 내년 성장률 전망 역시 2.3%에서 2.4%로 높아졌다.

반면 올해 실업률 전망은 4.3%에서 4.1%로 낮아졌다. 내년 실업률 전망도 4.3%에서 4.1%로 하향됐다.

물가 전망은 더 높아졌다.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전망은 3.6%에서 3.7%로, 근원 PCE 물가 전망은 3.3%에서 3.4%로 각각 상향됐다. 내년 PCE 물가와 근원 PCE 물가는 각각 2.3%, 2.5%로 전망됐다.

워시는 유가나 식료품 등 개별 가격을 금리로 낮출 수는 없지만 가격 상승이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2·3차 효과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금융여건도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번 금리 인상으로 "완화의 일부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정책은 개별 지표보다 추세를 중심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워시는 "추세가 중요하고 개별 데이터는 잡음이 많다"며 현재 경제가 대체로 완전고용 상태인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해 노동시장을 훼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예상됐던 금리 인상 자체보다 워시의 물가 경계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연준의 금리 결정 직후 하락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워시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다시 5%를 넘어섰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1% 넘게 떨어졌다. 시장이 연준 점도표보다 더 강한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shinkirim@news1.kr